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혁신 작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국회가 장기간 표류하는 데다 ‘철피아(철도+마피아)’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로 이들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추석 민심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 하반기 정국 기상도가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박영선, 혁신 플랜에 이목 집중…실패 땐 한쪽은 치명타
일단 이들은 추석 기간 당 혁신 플랜 작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혁신 작렬’로 당권을 잡은 김 대표는 추석 기간 당 혁신 조직 및 콘텐츠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민생 행보+혁신 비대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정국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5일 오전에는 인천 사할린동포 복지회관에서 급식봉사에 나섰다. 애초 그간 관행처럼 해온 귀향 인사 등을 검토했지만, 9월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하는 등 국회 공전이 장기화되자 ‘인사’ 대신 ‘봉사’를 택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세월호 정국을 풀 당사자로 지목받은 김 대표는 추석 이후 민생 행보와 혁신 비대위를 쥐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 “연휴 기간 혁신위원회 구성을 확정하려 한다”며 “연휴가 끝나고 (혁신위 인선을) 바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공석인 여의도연구원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등 추가 당직 개편과 함께 혁신위원회 출범을 예고한 셈이다.
김 대표가 ‘김무성식 혁신’에 성공한다면, ‘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비판 여론을 무마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 ‘빈 수레만 요란한 꼴’로 전락하게 된다. 이 경우 최근 정체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맞물려 정권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野, ‘도로 민주당’ 위기…박영선 거취 최대 관심
새정치연합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세월호 정국에서 박 위원장의 리더십이 바닥을 친 데다 ‘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 과정에서 또 한 번 당의 전략부재를 노출했기 때문이다.
‘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 직후 새정치연합에 대한 비판이 일자 당 내부에선 ‘권고적 당론’을 정하지 않은 채 본회의에 임한 박 위원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또한 출범 한 달을 맞은 박영선호(號)가 애초 예상과는 달리 ‘혁신 비대위’ 체제 구성도 못하자 당 내부에선 ‘원내대표-비대위원장’ 역할 분담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이는 사실상 박 위원장의 사퇴를 의미, 격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 측에선 ‘비대위 선임’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추석 이후 혁신 비대위 구성을 고리로 정면 돌파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새정치연합 당헌·당규상 비대위 구성 권한이 박 위원장에게 있어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비대위가 당무위원회와 전국 지역위원장 등을 선임하는 ‘조직강화특위’ 구성 권한을 갖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석 이후 친노(친노무현)그룹 등 강경파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진작 풀어야 할 것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꼬인 정국”이라고 말하며 청와대와 집권여당에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면서 “팽목항에서 광화문, 국회 청와대에서 인천분향소에서 가장 슬프고 외로운 추석을 맞이하게 될 분들 추석 앞두고 박 대통령이 눈 딱 감고 가야 할 곳이 광화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