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의무화 논란 가열... “관리·감독 강화 우선”

2014-08-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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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공종간 간섭 등 시설물 품질·안전 역효과”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소방시설공사에 대한 분리발주 의무화가 추진되면서 사고 발생 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가하도급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이 추진되는 것이지만 시설물 품질·안전·재난방지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명수·서병수·이찬열 의원 등은 지난 2~4월 소방공사 분리발주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명수 의원의 발의안은 소방시설공사 발주시 다른 업종 공사와 분리발주하고 위반 시 500만원 이하 벌금 부과토록 했다. 서병수 의원은 통합발주하는 경우 다른 업종 공사금액과 구분 표시하고 위반 시 2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를 추가했다. 이찬열 의원은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위반 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및 공사대금지급보증 또는 담보제공청구권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분리발주란 말 그대로 하나의 공사를 구성하고 있는 각 공정을 따로 발주해 맡기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소방공사 분리발주를 의무화하면 각종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먼저 소방 및 각종 전문공사별 분리발주가 확산되면 최첨단 고난이도 시설물 건설과정에 역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분리발주가 의무화된 전기·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 의무화도  2005년 규제개혁기획단에서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규제개혁과제로 선정이 된 상태다.

방재·소화·피난을 위한 소발시설은 유기적 연계 시공이 필효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설계 단계에서 단절된 상태로 시공될 경우 재난방지 시설의 성능저하 및 오작동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또 공종별 시공자가 다르기 때문에 공정 단계별 시공관리나 조정이 쉽지 않아 시설물의 품질 확보에서도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세종시 청사 물난리도 건축물과 통신공사 시공사가 달라 벌어진 사고"라며 "소방시설의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분리발주 보다는 감리책임 강화 및 소화설비 재료의 내화기준 준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업자와 소방공사업자 별도 선정에 따른 행정낭비와 정부예산 증가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분리발주 의무화 자체가 발주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실효 없는 처벌만 남발한다는 부담도 있는 상태다.

분리발주가 시행되도 일부 대형 소방공사업체의 사업 독점과 소방공사현장 근로자 관리 문제 등도 발생할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했다.

이에 따라 소방시설공사의 안전·품질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나오고 있다.

우선 안전과 직결되는 공사인 만큼 하도급금액이 일정 금액에 미달할 경우 적정성을 심사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소방시설공사 수행에 부적당한 업체는 배제해 안전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소방시설의 안전성 확보는 오류가 없는 설계도면대로의 시공 여부와 이에 대한 감리·감독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계약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계약 이후 시공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참사 등의 사고는 안전기준과 안전점검 미비가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며 “소방시설 및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무등록업자의 시공을 배제해 시설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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