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난 18일 UFG 훈련이 시작되고 나서 북한의 대남비난 수위는 예년보다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북한은 2012년 UFG 연습 기간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잇달아 군부대를 방문해 대남위협 발언을 하는 등 통상 한미군사훈련 기간에 강한 대남비난 기조를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는 UFG 연습이 개시되기 전날인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으로 "선제타격이 우리가 선택한 임의의 시각에 무자비하게 개시된다"고 위협했지만 정작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조용한 편이었다.
북한은 UFG 연습 첫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미국의 범죄적 책동"이라고 비난했고 지난 20일에는 국방위원회 정책국 담화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승냥이'에 비유하며 공격했다.
북한 매체들도 남한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글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UFG 연습이 시작된 뒤 연습 종료를 하루 앞둔 28일 현재 비난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은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꾸준히 언급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가장 현실적인 방도'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한 정부가 최근 '북한이 관심을 가진 어떤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6·15공동선언 등 기존 합의의 이행을 주장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 22일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면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 가동돼온 분야별, 분과별 협력교류기구를 재가동하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남측이 제안한 고위급 접촉과 인천 아시안게임 등을 의식해 반발 수위를 낮추고 남북대화의 여지를 남겨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8월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등의 화해 분위기에 맞춰 UFG 연습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이례적으로 남북협력을 강조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때맞춰 한미연합사령부가 지난 18일 시작해 29일 종료 되는 것으로 계획했던 UFG 연습을 하루 앞당겨 28일 훈련 종료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제2차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국면 전환을 위한 분위기 조성 일환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올해 UFG 연습에는 미군 3만여 명과 한국군 5만여 명 등 8만여 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