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평소 가슴이 작아 고민이던 30대 여성 김모 씨는 강남의 모 한의원에서 지난해 6월 가슴성형 확대프로그램을 상담 받은 후 3.5cm 이상 가슴 확대가 가능하다는 말에 진료비 280만원을 지불했다.
6개월 동안 매선침, 교정침, 선유침 등의 한방 가슴성형 시술을 받은 김 씨는 거의 효과가 없자 6개월간 경제적, 시간적, 정신적 손실을 입었다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그러나 한의원 측은 조정 신청인의 가슴 사이즈가 1cm 정도 확대됐다면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의원측이 말한 1cm는 가슴 사이즈를 측정하는 사람에 따라 오차가 생길 수 있는 범위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매선침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이긴 하지만 가슴 확대 효과는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학회에서도 인정된 치료법으로 보기 어려운 시술”이라고 밝혔다.
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한방 가슴성형 시술이 질병의 치료가 아닌 심미적인 관점에서 일정한 효과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성격이 강하므로, 성형시술을 하는 한의사도 현대의학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주의를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 데 의미가 있다.
현재 소비자원에 한방 가슴성형 시술 관련 피해 상담건수는 지난해 30건에 이어 올 상반기에만 14건이 접수됐다. 그중 가슴 확대 효과 미흡을 호소하는 피해 상담이 70.5%(3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통증 등 부작용 호소 건도 4.5%(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형전문의 홍종욱 의학박사(세민성형외과)는 “보형물이나 자가지방이식술과 같은 수술요법을 시행하지 않는 이상 침만으로 가슴 사이즈를 확대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며 “이러한 피해사례가 늘지 않도록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선정적인 광고는 자제해야 하며, 소비자들 역시 의료기관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성형외과에서 시행하고 있는 유방확대술의 경우에도 보형물이 가장 큰 역할을 하지만 무엇보다 의사가 가슴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미적 기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가슴 크기나 모양에 따라 수술방법도 달라질 수 있으니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해당병원의 수술 집도의가 성형전문의인지 아닌지 알고 싶다면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의사 이름을 검색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