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ISA는 총가입자가 2400만 명이고 가입자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가입자의 80%가 연 소득 3만 파운드 이하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계좌로 볼 수 있다.
세제혜택을 통해 개인들이 장기적으로 자산을 축적할 수 있고 더불어 자본시장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는 영국의 사례를 본다면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의 도입은 국민들의 재산 형성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아무리 세제혜택을 주더라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과 그들의 저축 여력이 많지 않다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과거의 흥행성공만 믿고 출시했다 찬밥신세가 된 재형저축이나 3년 동안 진통을 겪다 출발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소장펀드의 경우를 반면교사 삼아 가입대상의 폭을 상향 조정하는 등 보다 세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또 현재 운용되고 있는 세제혜택을 축소해선 안 된다. 현행 세법상 주식, 채권 그리고 주식형펀드의 매매차익은 한도 무제한 비과세이다.
저축성보험은 일시납의 경우 2억원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적립식의 경우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무제한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이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펀드가입이나 연금성 보험 가입은 초고령 사회를 대비할 만큼 충분하지가 않다.
영국ISA와 일본NISA는 예금, 주식, 채권, 생명보험까지 한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소득과 양도차익에 대해 일괄적인 세제를 적용한다. 이런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면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 도입은 세제혜택이 축소돼 제도의 취지에 어긋날 수도 있다.
또 복잡한 금융상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소비자를 위해 컨설팅해 줄 수 있는 금융서비스의 발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금융회사에 유리한 상품판매에만 급급한 현실에서 좋은 자산관리계좌가 나와도 소비자들에게 독이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되는 복합점포 운영도 서민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규제개혁에 기대가 큰만큼 심사숙고 해 한국형 개인자산관리계좌를 도입하고, 국민들에게 돈 모으는 재미를 선사해 주기를 기대한다.
/ 조영경 희망재무설계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