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잘못한 일을 꾸짖지 않고 '오냐오냐'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자식들의 잘못에 결국 고개를 숙여야 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정치인, 연예인 등 국내외 유명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딸이 수원대 교수 신규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격이 미달됐음에도 조교수로 뽑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 김무성 대표의 둘째 딸 김모 씨는 수원대 디자인학부 조교수로 선발돼 현재 근무 중이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 딸은 수원대가 공고한 지원자격에 충족하지 못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당시 박사과정 수료 상태였던 김씨는 석사학위 소지자에 해당됐다. 석사학위 소지자는 '교육 또는 연구 경력 4년 이상인 분만 지원 가능하다'는 요건이 있었지만, 김씨의 교육경력은 2년, 연구경력은 4년에 못 미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수원대는 "해석의 문제인데, 통상적으로 연구와 교육을 합해서 4년 이상이면 지원자격을 충족한다고 본다"고 해명했지만, 김무성 대표 딸 특혜 의혹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서울시장 후보였던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막내아들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는 글을 올려 비난을 받자 눈물을 흘리며 공식사과로 수습하려고 했으나 결국 선거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정몽준 후보 아들 B군은 세월호 사고 유가족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항의하는 것을 두고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것"이라는 글로 비꼬았다. 미개 발언이 커지자 정몽준 후보는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럼에도 정몽준 후보는 박원순 후보에게 밀리며 서울시장이 되지 못했다. 결국 아들 미개 발언에 참패를 맛보게 됐다.
해외 유명인 역시 자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충칭의 별'이라고 불리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는 자식농사 망친 아버지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어릴 때 영국으로 유학을 간 보시라이 아들 보과과는 유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고, 아들과 함께 외국으로 갔던 보시라이 아내 구카이라이는 아들 후견인인 영국인과 불륜 관계였다. 중국에 와서도 불륜 관계를 유지하던 두 사람은 불화를 일으켰고, 구카이라이는 결국 청산가리로 그를 살해한다. 아내의 살해를 뒤처리해 줬던 보시라이 측근 왕리쥔 공안국장은 청두 미 영사관에 망명 신청과 함께 보시라이에 대한 모든 악행을 공개해 중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에 현재 보시라이는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또한 월드스타 성룡 역시 아들 때문에 공인으로서 책임을 져야 했다. 최근 성룡 아들 방조명은 베이징에서 대마 흡연 혐의로 체포됐다. 대만스타 가진동과 대마를 흡연한 방조명은 소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공안 조사를 받고 있다. 아들의 마약혐의에 성룡은 자신의 웨이보에 "아들 방조명이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에 대해 나는 굉장히 분노했으며, 경악했다. 공인으로서 나는 매우 부끄럽고, 아비로서 나는 매우 마음이 아프지만 이미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졌다"면서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에 대해 나는 책임을 져야 하며, 방조명을 대신해 대중들에게 고개 숙여 깊이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방조명 대신 사과의 글을 올렸다.
이들 말고도 자식농사를 망친 유명인들은 수두룩하다. 아무리 밖에서 똑소리 나게 잘해도 자식이 벌인 일에 고개를 숙이는 사람은 많다. 그만큼 자녀는 내 마음대로 안 되며,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