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선의 이슈만] 아이스버킷챌린지, 본래 취지 벗어나 섹시·프로그램 홍보로 이용?

2014-08-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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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버킷챌린지/사진=전효성,클라라 SNS]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 최근 '아이스버킷챌린지'가 화제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일종의 나눔과 기부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운동으로 한 사람이 머리에 얼음물을 뒤집어 쓰거나 미국의 ALS(루게릭병) 협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여름 처음 시작된 이 운동은 SNS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고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참가자가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시작된다. 참가자는 동영상을 통해 이 도전을 받을 세 명의 사람을 지목하고, 24시간 내에 이 도전을 받아 얼음물을 뒤집어 쓰든지 100달러를 미국 ALS 협회에 기부하든지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그 후 참가자가 얼음물을 뒤집어 쓰면 종료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이 캠페인은 본래 루게릭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작됐다. 돈이 있는 사람은 기부를 하고, 돈이 없다면 루게릭병 환자들의 고통을 체감하라는 차원에서 차가운 물을 맞을 때 근육이 수축되는 경험을 맛보게 한다.

여름이 채 끝나기도 전 국내에 상륙한 '아이스버킷챌린지', 상당수 연예인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이슈거리가 되고 있는데 벌써부터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21일 시크릿 멤버 전효성은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자신의 트위터에 얼음물을 맞는 영상을 올렸다. 물론 좋은 의도로 실천한 것이겠지만 '전효성 아이스버킷챌린지'가 계속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린 이유는 따로 있어 보인다. 물에 젖은 흰 상의 탓에 검정색 속옷과 가슴 윤곽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섹시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방송인 클라라 역시 선정적 옷을 입고 물벼락을 맞은 뒤 괴성을 질렀다. 루게릭병 환우와의 고통 나눔으로 보여지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섹시 코드 외에도 자신이 출연할 프로그램을 홍보한 사례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2일 백지영은 자신의 SNS에 "슈퍼스타K 대박기원, '아이스버킷 챌린지' 다음 주자는 옥택연, 손담비, 유아인.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얼음물을 뒤집어 쓴 사진을 게재했다가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루게릭병 환자의 고통을 함께 느껴보자는 의미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의의 캠페인마저 섹시 코드로 물들고 프로그램 홍보용으로 이용되는 모습은 보기 불편하다. 이보다는 덜하지만, 웃으면서 신나게 얼음물을 맞는 스타들의 모습 역시 취지에 꼭 맞아 보이진 않는다.

배우 이켠의 눈에도 이러한 풍조가 거슬렸나 보다. 그는 스타들의 '아이스버킷챌린지' 참여에 일침을 가했다.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루게릭병에 관해서는 알고들 하는 건가"라며 "차가운 얼음물이 닿을 때처럼 근육이 수축되는 고통을 묘사한 건데 다들 너무 재미삼아 즐기는 것 같다. 그럴 거면 하지마"라는 글을 올렸다.

스타들의 '아이스버킷챌린지' 동참이 본래의 취지를 잃고 또 하나의 연예인 참여 이벤트성 행사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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