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검장은 현재 “신고자가 다른 사람으로 오인해 신고 한 것 같다”고 부인하고 있다.
반면 최초 신고자인 여고생 A양(17)은 김 지검장 검거당시 “녹색 상의와 흰색 바지, 인상착의가 똑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모든 사실이 A양의 진실로 확인될 경우 검찰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김 지검장의 공연음란 혐의와 관련, 경찰에 최초 신고한 여고생의 진술 외에 추가 목격자와 증거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폐쇄회로(CC)TV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인근 자동차 블랙박스를 조사, 신고자가 지목한 장소에 대한 영상을 확보하려 했으나 결정적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모든 사건을 증명할 수 있는게 국과수로 넘어간 영상 분석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신고 현장 주변을 샅샅이 뒤져 신고자가 지목한 장소에 앉아있던 곳을 향한 CCTV를 확보했다. 이중 3개소의 CCTV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최초 신고자인 A양 진술 외에 확인된 내용은 하나도 없다.
한편 김 지검장 음란행위와 관련, 사건의 전개는 이렇다.
최초 신고자인 A양은 지난 12일 밤 11시58분께 112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음란행위를 신고했다.
A양이 당시 지목한 장소는 제주시 중앙로(이도2동) 제주소방서 인근 한 식당 앞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는 곳에 앉아 김 지검장이 “바지를 벗고 의자에 앉아 성기를 꺼냈다”는 것.
이후 출동한 순찰차를 본 김 지검장은 식당 앞에서 벗어나 골목길로 10여m 가량 도망쳤고, 경찰과 A양의 전화를 받고 나타난 친척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현행범으로 지구대로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검장은 지구대에 가서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이름과 검찰 신분을 모두 속이고 동생 이름을 댔다가 지문감식에서 거짓말이 들통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경찰은 ‘김수창’ 이름만 확인했다.
또다시 13일 오전 10시6분께 경찰은 김 지검장을 불러 피의자 신문을 진행했다. 50분 넘게 이뤄진 조사에서도 김 지검장은 자신의 신분을 숨겼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자 11시30분께 지검장을 풀어주게 된다. 이때까지도 지검장인 사실을 몰랐다.
알게 된 것은 사건을 넘겨받은 제주지방경찰청 성폭력수사대는 14일 오후 3시께 지구대에 김 지검장이 보낸 사람으로부터 서면 진술서를 건네 받았다. 진술서를 건넨 사람은 바로 김 지검장의 운전기사였다. 이 과정에서 운전기사는 김 지검장을 유치장에 가둔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며 고성을 지르는 등 경찰은 오후 3시35분께 그를 모욕죄로 체포했다. 그때서야 운전기사는 자신과 피의자가 검찰공무원이라고 털어놨다.
경찰이 A양 신고 이후 이틀만에 본인들이 붙잡은 사람이 ‘김수창 제주지검장’이란 걸 최초로 안 순간이다.
그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조직에 누가 될 것을 염려해 신분을 감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