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이 십자가 로마로 가져가겠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끌어안았다. 이날 가족들이 단원고에서 팽목항, 대전까지 38일간을 지고 온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또 교황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준 노란 리본을 달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다.
15일 오전 교황은 대전월드컵경기장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전 세월호 사고 생존 학생과 유가족 10명과 만났다.
세월호 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은 이날 미사 뒤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 학생 36명이 오늘 미사에 참석했고 이 중 10명이 교황님을 기다리고 있다가 미사 직전 제의실(祭衣室)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이 치유되도록 특별법 제정에 정부와 의회가 나설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씀드렸고 단식 중인 세월호 희생 학생의 아버지를 광화문 미사 때 안아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없이 고개를 끄떡였다고 한다.
가족들은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눈물을 흘렸으며, 교황은 가족들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들어준 뒤 일일이 포옹을 하고 이마와 뺨에 키스했다.
교황이 로마에 가져가겠다고 한 십자가는 사전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에게 전달됐다. 십자가를 가져 가는데 필요한 절차는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