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러시아는 지난 12일부터 주말에 걸쳐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포함한 지역에서 1000명 규모의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러시아의 쿠릴열도 군사훈련은 201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대해 “도서방위가 목적이며 100대의 군용차량과 공격용 헬기가 동원돼 공수부대도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훈련 장소와 훈련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3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러시아를 비난했으며, 일본 외무성은 러시아 대사관에 항의했다.
러시아가 이 시기에 군사훈련을 시작한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정세를 둘러싼 미국과 EU국가의 경제제재에 일본이 동참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본정부가 지난 5일 러시아 정부관계자의 자산동결에 관한 제재를 결정한데 대해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영토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러일 차관급협의를 연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는 유럽과 달리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낮아 일본이 중시하는 영토문제로 공세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오바마 정권은 미일 고위급협의 등에서 일본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도록 요청하고 있으며,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해야하는 입장에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