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내 외국계 기업을 타깃으로 한 반(反)독점법 조사에 외국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는 직접 나서서 중국 당국의 반독점법 조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줘야 한다고 중국 당국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성명은 “중국 반독점당국은 지난 1년간 유럽 기업에 대해 협박 전술을 사용해 제대로 된 심리도 없이 불공정한 처벌을 받아들이도록 했다”며 “이는 최상의 관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중국 정부가 조사결과를 미리 판단해서 안 되며 기업들에 충분한 변호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중국의 최근 반독점 조사를 보면 이런 시스템적인 사항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U상회가 중국 정부에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시한 것은 이례적으로 최근 중국 내 외국계 기업을 타깃으로 한 반독점법 조사에 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앞서 5월에는 미국 상공회의소가 5월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중국의 반독점 규제와 관련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반독점법 조사는 거침없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중국은 마이크로스프트(MS)와 퀄컴에 대해서도 반독점법 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최근엔 자동차 업계가 집중 대상이 됐다.
아우디·메르세데스 벤츠·BMW·재규어 랜드로버·크라이슬러·도요타·혼다 등이 잇따라 조사를 받았으며, 이중 BMW 딜러상 4곳에 162만 6700 위안(약 2억7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아우디와 크라이슬러에 대해서도 반독점법 위반 행위가 포착돼 이에 상응하는 벌금을 물게 될 예정이다. 아우디의 벌금액은 무려 18억 위안(약 3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고액이 될 것이란 보도도 흘러나왔다.
이와 관련, 서방 언론은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을 압박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선 반독점법이 중국 시장 진출의 새로운 문턱이 되고 있다고까지 전했다.
그러나 중국 상무부는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반독점법을 위반할 경우 제재하고 처벌한다고 발표해 반독점법이 외국계 기업 압박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중국 발개위도 조사 대상을 외제차 업체를 포함해 국내외 업체 1000여개로 확대하며 반독점법이 외국기업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반독점법 조사를 자동차와 통신업계에 이어 시멘트, 의료업체 등 다른 업종으로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중국업체에 대해서도 진행 중이며 국유기업이 연관된 독점행위 사건도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