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무교이지만 가톨릭과도 인연이 깊다.
박 대통령은 1965년 6월 25일 재학 중이던 성심여자중학교 성당에서 영세를 받았다. 세례명은 ‘율리아나’다.
당시 13세이던 박 대통령은 같은 해 7월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의 딸 루시에게 보낸 편지에서 루시의 영세를 축하한다며 자신도 영세를 받았다고 전했다.
율리아나 성녀는 13세기 이탈리아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를 여읜 뒤 평생을 기도와 금욕 속에서 자선하며 약한 자를 돌보는 삶으로 살았던 성녀(聖女)다.
율리아나 성녀는 20여년의 수도 생활 끝에 '성모 마리아의 종'이라는 수도회를 창립해 초대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71세를 일기로 숨지기 전 위궤양에 걸려 영성체를 할 수 없게 됐을 때 사제가 성녀의 가슴 위에 흰 포를 깔고 성체를 올려 놓자 그순간 성체가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났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모교인 성심여고를 방문한 자리에선 “성심을 다니면서 삶과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 훗날 어렵고 힘든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다. 제가 꿈꾸는 교육도 성심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을 모델로 삼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가톨릭계인 성심여중·고교를 거쳐 서강대학교에 입학해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등 천주교와 인연이 깊다. 서강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속한 예수회가 설립한 대학이다.
박 대통령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죽음 이후 ‘기불천교(기독교·불교·천주교)’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여러 종교를 가까이했다. 이 때문에 특정 종교 색채는 강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대통령은 불교 신자였던 어머니를 따라 불교 법명도 가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2006년 대구 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으로부터 각각 '대자행(大慈行)'과 '선덕화(善德華)'라는 법명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