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동국제강이 오는 1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업계는 올 2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특히 주력 상품인 ‘후판’을 구매해온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시각차가 극명해 관심이 쏠린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동국제강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기준 약 7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1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전분기 대비 개선된 수치지만 앞서 2분기 실적을 통해 큰 폭의 이익개선을 발표했던 현대제철과 포스코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치다.
특히 후판 시장의 경우 주요 수급처인 현대중공업이 동국제강 후판 비중을 크게 줄이면서 수익성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여전히 동국제강의 1등 거래처로써 이름을 올린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현대중공업계열을 통한 후판 매출은 2011년 약 9300억원에서 2012년에는 51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2013년에는 60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2014년 1분기에는 매출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즉 지난 3년 새 약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이 증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측은 “2012년 연 80만t 규모의 포항1공장을 폐쇄하는 한편 2013년 9월 현대제철의 제3고로 가동과 함께 후판생산능력 200만톤 증설진행으로 인해 경쟁지위가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2011년 동국제강 전체 매출액의 5.74%를 차지한 뒤로 지난 2013년 9.1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올 1분기의 경우도 대우조선해양은 동국제강 판매비중의 10%를 차지하면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야말프로잭트 1호 쇄빙선 건조에 쓰일 극지용 후판 공급자로 동국제강을 선정해 놓은 점도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과의 거래가 끊긴데 대해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 후판 품질이 국내 철강업체들 중 가장 좋다”면서도 “문제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로가 없는 동국제강의 경우 후판의 원재료인 슬라브를 수입할 수 밖에 없어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대우조선해양과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서도 “현대중공업 사례를 겪은 동국제강이 전략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을 공략했고 전략이 맞아들어가면서 견조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 헬기 추락 사고에 대한 보상심리가 깔려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01년 7월 2대 회장이던 김종진 동국제강 회장과 임원들을 태운 대우조선해양 소속 헬기가 바다에 추락해 김 회장을 비롯, 8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간 거래에 있어 정서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