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쌍용건설이 본격 매각에 나섰다. 쌍용건설은 유동성 악화 이후 일곱 번의 매각을 시도했지만 불발됐고, 여덟 번째 매각을 위해 6일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용역제안서 제출 요청 공고를 냈다.
그동안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많은 건설사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다. 올해 들어서도 이미 벽산건설과 성원건설이 파산에 이르렀다. 법정관리 기업이지만 쌍용건설은 상황이 이들과는 다르다.
최근 정부 및 각 지자체들이 앞다퉈 대형개발사업에 '한국판 마리나 베이 샌즈'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그 마리나 베이 샌즈를 단독 수주해 성공적으로 완공한 회사가 쌍용건설이다.
또 그동안 법정관리를 진행하면서도 국내외 모든 현장이 타절(공사포기)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유동성 악화의 원흉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도 완전 해소됐다.
회사를 살리기 위한 임직원들의 노력도 눈물겨웠다. 이미 근 1년째 상여금을 반납하고 있고 워크아웃 돌입 직전 1300여명에 달했던 조직은 800여명 수준으로 슬림화됐다.
하지만 건설사의 핵심인 현장과 수주경쟁력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예상가격 역시 기존 대비 경쟁력이 있어 이미 국내외 여러 곳에서 쌍용건설 인수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년에 걸친 위기 속에서도 핵심 임직원들이 똘똘 뭉쳐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마 '건축 명가'라는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여덟 번째 매각에 나서는 쌍용건설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까. 7전8기라는 말처럼 여덟 번째에 다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