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대표적인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와 크라이슬러가 중국의 반(反)독점 규정을 위반해 거액의 벌금을 물 것으로 보인다.
리푸민(李朴民)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대변인은 6일 기자회견에서 아우디와 크라이슬러가 중국에서 '독점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밖에 리 대변인은 12개 일본 업체에 대한 자동차 부품과 베어링 가격 독점 조사를 마쳤다면서 이들 역시 상응하는 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마련된 중국의 반독점법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기업에 직전연도 매출의 최대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홍콩 문회보는 이번 독점행위로 중국 당국이 아우디와 크라이슬러에 대해 약 10억 위안(약 1675억 원) 이상의 벌금이 부과할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중국 당국의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인만큼 다른 외제차 브랜드도 반독점법 벌금 폭탄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그 동안 일부 외국 고급차 브랜드가 국외보다 중국 내에서 제품 판매가를 비싸게 책정해 호화 사치를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 외제차 기업에 대한 가격담합 조사를 진행해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5일 평론을 통해 외국계 기업이 중국 대륙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국외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며 '이중 가격제' 시행을 비난했다.
이에 지난 7월말부터 재규어 랜드로버를 시작으로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가 잇달아 자동차 혹은 부품가격 인하 계획을 발표했으며, 바로 하루 전인 6일 크라이슬러도 145종 부품 가격을 20% 내리기로 했다.
아직 고급 외제차 브랜드로는 BMW가 가격 인하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당국이 BMW의 반독점법 위반과 관련해서도 증거 수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반독점법을 앞세워 외국계 기업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반독점법 조사 대상 기업은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비롯한 외국계 기업에 집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