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과 아프리카 50여개국 정상들이 만나는 ‘제1회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워싱턴 DC에서 개막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대통령과 아프리카 정상들의 첫 번째 대규모 회동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등 현지 언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프리카 정상들은 이날부터 6일까지 열리는 정상회의를 통해 무역, 투자, 가난, 안보, 에볼라 바이러스 등에 관해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 백악관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무역확대, 투자, 아프리카 차세대 주자들과의 교류,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촉진, 평화와 안전을 위한 공조확대, 아프리카 미래 세대를 위한 더 나은 미래 조성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1000억 달러(약 103조원) 규모의 '미국-아프리카 인프라 개발기금' 조성에 대해 논의하고 미국의 식량·전력 지원 프로그램 등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미국과 아프리카간 정상회담은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세네갈,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할 당시 아프리카 대륙을 아우르는 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아프리카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빠르게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유대관계를 강화해 최근 20여년간 아프리카 대륙에서 확장해온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아프리카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5.8%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아프리카의 교역 규모는 유럽연합(EU)과 중국에 이어 3위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반면 중국은 최근 아프리카로부터의 에너지 자원 수입을 크게 확대하고, 중국인 100만명이 아프리카 내 체류하면서 현지 인프라 건설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중국이 도로와 다리를 건설할 경우 첫째는 아프리카 현지인들을 고용하게 해야 하고, 둘째는 도로의 주 가능이 중국 상하이 항으로 이어지는 자원수송로가 되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고 말하며 중국 견제 의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아프리카동맹회의의 응코산자나 들라미니 주마 의장을 포함해 50여명의 아프리카 정상들이 초대받았다. 독재 정권을 구축한 짐바브웨와 수단, 에리트레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은 초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로 887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불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