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미래센터' 진입로에만 300억원…총 공사비의 60% 육박

2014-08-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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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통일부가 올해 10월 개관을 목표로 경기도 연천군에 건설 중인 청소년 통일교육 연수시설 '한반도통일미래센터(이하 미래센터)'가 사실상 섬에 자리 잡아 진입로 공사비만 300억원이 넘게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총 공사비의 60% 육박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통일부와 연천군에 따르면 미래센터는 한탄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연천군 전곡읍 마포리에 이달 말 준공, 10월 개관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95% 이상 공정률을 보이는 미래센터는 가파른 산을 등지고 한탄강과 임진강의 합류 지점을 눈앞에 바라보는 곳에 자리 잡았다.

지리적 조건 탓에 진입로 공사를 지원하는 연천군은 215억원을 들여 미래센터 부지와 건너편 강가를 연결하는 500m 길이의 대형 다리를 건설 중이다.

또 다리 끝에서 인근 간선도로까지 이어지는 마을 농로 1·4㎞ 구간을 내년까지 확장해 포장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인근 간선 도로에서 미래센터에 들어가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연천군이 들였거나 들일 예산이 총 305억원에 달한다.

통일부 예산으로 지어지는 미래센터의 총 건설비는 493억원이다. 본 공사 예산의 60% 이상의 돈이 진입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셈이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애초 통일부가 미래센터 부지를 교통 접근성이 양호한 곳으로 골랐다면 수백억원의 혈세를 쓰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통일부가 2011년께 미래센터 부지 물색에 나섰을 때는 파주, 연천 등 6~7곳의 후보지를 놓고 저울질을 하다가 현재의 부지를 최종 낙점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한탄강과 임진강의 합류 지점으로 상징성이 있는데다가 경관이 우수하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연천군의 적극적 유치 의지도 최종 낙점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입로 공사비 예산 규모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통일부의 입장과 국책 시설 유치에 적극적이던 연천군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연천군은 이 다리가 당장은 미래센터 진입용으로 건설한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반 교통 통행을 위한 것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연천군 관계자는 "통일부 시설을 유치한 것을 계기로 해 앞으로 (산 너머 있는) 양원리 쪽으로 도로를 연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반도통일미래센터는 4∼8인실 생활관 100실과 가족동 4동을 갖춘 청소년을 통일체험연수 시설이다.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남북 청소년 교류 시설 건립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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