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 규제를 풀자 가장 큰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거래도 느는 추세다.
LTV·DTI 완화가 시행된 지난 1일 주요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둘러보니 휴가철을 맞아 매수 문의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수천만원 상승했다.
주택 거래량도 부동산 규제완화 방침이 발표된 지난달부터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거래량은 총 6142건으로 지난 6월(5188건)에 비해 18.4% 증가했다. 7월 거래량으로는 2009년 7월(9005건) 이후 최고치다.
단지 내 S중개업소 직원은 “수요자뿐 아니라 공인중개업소도 휴가철이어서 대출 규제가 완화됐다고 당장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는 편”이라면서도 “급매물로 나온 매물은 최근 대부분 팔리거나 집주인들이 도로 거둬들여 호가가 오름세”라고 전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이번 대출 규제 완화가 매수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치동 E중개업소 대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규제 완화를 주창하고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걷혔다”며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되면 감가상각이 이뤄지는 기존 아파트보다는 투자가치가 높은 재건축이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포 주공1단지 41·51㎡ 시세는 각각 7억1000만원, 8억4000만원 선으로 이달 들어 1000만~2000만원 올랐다. 최근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은 개포 주공3단지 35㎡는 같은 기간 2000만원 이상 오른 6억2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했다. 개포 주공2단지는 25㎡가 4억4000만원 선으로 1500만원 올랐다.
이 곳 J중개업소 사장은 “2단지는 4일까지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고 있는 중으로 분담금이 발표가 되면서 매수세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사업 추진 기대감이 높다”며 “소형 위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단 비수기인만큼 매수 문의 자체가 많지 않아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신중한 반응도 적지 않았다. 특히 상당수 공인중개업소가 여름휴가에 들어간 상황이다.
현재 개포 주공1단지 내 상가는 2일까지 휴가에 들어가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른 개포동과 대치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도 3분의 1 가량은 문을 걸어 잠갔다.
대치동 내 한 공인중개업소 직원은 “휴가인데다 워낙 무더위여서 다니는 사람 자체가 적은 시기여서 거래가 이뤄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잠실동에서는 주공5단지 중앙상가가 3일까지 전면 휴가에 들어갔지만 시세는 상승세다. 잠실동 K중개업소 대표는 “76㎡의 경우 7월 11억2000만원 선에 거래가 됐는데 현재 호가는 11억3000만원까지 올라갔다”며 “휴가철이 지나고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 매매가 상승세가 확연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