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의 2분기 경제가 가계소비지출과 기업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연율 4.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3.0%)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월가는 3.2% 성장을 전망했다.
1분기 성장률은 당초 마이너스(-)2.9%에서 -2.1%로 상향수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미국 GDP는 0.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올해 연간 성장률은 2.0∼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무부는 분기마다 성장률을 예비치→수정치→확정치로 나눠 발표한다.
이처럼 미국이 2분기 '서프라이즈' 성장을 달성한 것은 가계소비지출과 기업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GDP의 3분의 2 이상을 구성하는 소비 지출이 1분기 1.2% 증가에 그친 이후 2분기에 2.5%나 늘어나면서 성장률 개선을 견인했다. 특히 자동차, 가구, 가전 등 내구재 구매가 14%나 늘어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5년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주식배당 증가에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가처분 소득이 3.8% 증가했고, 지출과 함께 소득이 늘면서 저축률은 1분기의 4.9%에서 5.3%로 높아졌다.
기업투자와 기업재고비축 등도 경제성장률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기업투자가 전분기 대비 5.9% 늘면서 성장률을 0.9%포인트 올렸고, 기업 재고는 1분기 352억달러에서 2분기 934억달러로 급증해 GDP 성장률을 1.7%포인트 끌어올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처럼 미국 경기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월 350억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내달부터 2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추가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또 제로(0∼0.25%)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도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이는 여섯번째 테이퍼링 결정으로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였던 3차 양적완화(QE3) 규모를 100억달러 줄인 데 이어 및 올해 들어서도 1월, 3월, 4월, 6월 회의에서 채권 매입액을 매번 100억달러씩 줄여왔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고용시장의 개선, 실업률의 하락을 비롯해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에 근접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며 "경제활동은 2분기 반등하고 있다(rebounded)"고 평가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이처럼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내년 중반으로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더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옐런 연준 의장은 앞서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연준의 두 가지 목표에 수렴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더 일찍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