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의 한 부모가 다 큰 아들을 집에서 내쫓아달라는 소송을 내 중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올해 29살인 아들이 7년째 집에서 먹고 마시며 백수 생활을 하고 있고 심지어 여자친구까지 집으로 끌어들였다며 아들을 내쫓아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징화스바오(京華時報)가 29일 보도했다.
중국의 경우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으로 생겨난 소위 '소황제'에 대한 과도한 사랑이 청년의 무능력과 무기력을 조장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대학졸업자의 취업난도 나날이 심해져 좌절한 청년들이 부모의 그늘에 자발적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인 쉬칭(徐靑 가명)의 부모도 어렵게 얻은 하나 뿐인 아들을 소중하게 길러왔다. 그러나 일거수 일투족을 간섭하며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과도한 사랑은 아들을 제멋대로에 사회성이 부족한 인물로 성장시켰다.
부모의 도움으로 대학생이 됐지만 쉬칭은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으며 졸업 후 부모가 구해준 직장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몇 개월만에 사직서를 냈다.
이후 쉬칭의 부모는 계속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줬지만 쉬칭은 이를 모두 거부하고 캥거루족으로 전락했으며 심지어 온라인 채팅으로 만난 여자친구를 지난해 집으로 들여 동거를 시작했다.
이를 비난하며 나가라는 부모에게 "나를 낳은 부모니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나갈 이유가 없다"며 버텨 결국 소송까지 가게된 것.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법원은 결국 부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부모에게 자녀에 대한 양육의 의무가 있지만 이는 고등학교까지"라며 "정상적인 성인 자녀를 양육할 책임은 없다"고 쉬칭이 집을 나갈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쉬칭은 "부모가 나를 내쫓는 것은 자식을 죽이려 하는 것"이라며 "아이를 낳지 않고 대를 끊어주겠다"고 부모를 협박할 뿐 여전히 법원명령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