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인근 상가·토지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연말로 다가온 9호선 연장선 봉은사역 개통 '겹호재'에 기대감이 높아진 건물주들이 호가(매도인이 부르는 값)를 한껏 높이고 있다.
29일 빌딩컨설팅업체 프라퍼트리에 따르면 현재 삼성동 한전 부지 블록에서 매물로 나온 빌딩·상가의 평균 가격은 대지면적 기준 3.3㎡당 8000만원 선이다. 빌딩의 경우 같은 블록이라도 입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지만 지난 몇년간 거래된 매물과 비교할 때 평균 1000만~2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2008년 이후 한전 부지 블록에서 거래가 성사된 3종일반주거지역 매물은 3.3㎡당 평균 6500만원 선인 반면 현재 매물로 나온 물건은 3.3㎡당 평균 8100만원 선으로 급등했다.
고신 프라퍼트리 대표는 "개발 호재가 가시화되면서 매각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임에 따라 건물 소유주들이 매각 시기를 미뤄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매도인들이 3종일반주거지역의 경우 3.3㎡당 8000만~1억원 정도로 기대가격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의 가장 큰 호재는 한전 부지 개발로 꼽힌다. 서울시는 지난 4월 한전 부지를 포함해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국제교류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3종일반주거지역인 한전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코엑스와 한전 부지를 지하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인근 상가들이 기대만큼 상권이 확대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한전 부지 개발 이후 유동인구가 늘어나게 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면서도 "이 일대는 이미 코엑스라는 대형 지하상권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코엑스로 수요가 상당부분 흡수되고 지상상권은 기대만큼 크게 발달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