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호텔킹'이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배우들의 열연은 빛났지만 이동욱, 이다해의 재회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7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극본 조은정·연출 애쉬번 장준호) 마지막회에서 주인공들은 모든 갈등을 끝내고 행복한 미래를 예고했다. 아모네와 차재완은 햇살이 비추는 해변 위에서 둘 만의 결혼식을 올렸고 백담, 백율 두 아들을 둔 행복한 가정을 이룬 모습을 보여주었다.
방송 전만 해도 '호텔킹'은 기대작으로 꼽혔다. 지난 2005년 방송된 드라마 '마이걸' 이후 9년 만에 호흡을 맞추게 된 이다해와 이동욱의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마이걸' 당시 매력적인 호텔 상무 설공찬과 미워할 수 없는 거짓말쟁이 주유린을 연기한 이동욱과 이다해는 '호텔킹'에서는 닮은 듯 다른 모습을 연기했다.
'마이걸'에서 다소 허당기가 보였던 설공찬 역을 맡았던 이동욱은 '호텔킹'에선 차갑고 냉정한 차재완으로 변신했다. 복수심 외 다른 감정은 불필요하다는 듯 얼음장 같은 차가운 모습을 보였다. 이다해 역시 한 뼘 더 성장했다. 과거 단순히 생존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던 인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마저 생존법인, 호텔의 모든 사람들과 치밀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아모레 역을 맡았다.
호텔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연배우는 성장했고 미묘한 신경전은 또 다른 전개를 예고했다. 기대작이었던 만큼 '호텔킹'은 첫 방송 당시 11.7%(닐슨코리아 기준)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차재완과 아모네는 얽히고 설킨 인연에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고 이중구(이덕화)의 악행은 끝이 없어 시청자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지지부진한 내용이 이어지다 보니 시청률 역시 크게 치고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자릿수를 면하기도 쉽지 않았으며 지난 13일 방송분이 나타낸 13.6%가 자체최고시청률이었다.
다행히 배우들의 연기는 호평을 받았다. 이동욱과 이다해는 각자의 자리에서 캐릭터의 아픔을 표현해냈고 실제 연인 같은 호흡을 자랑했다. 김해숙은 강렬한 카리스마와 치매를 오가는 연기를 과시했고 이덕화는 드라마 악의 중심을 맡았다.
'호텔킹' 후속으로는 송윤아, 홍종현, 정준호, 문정희가 출연하는 '마마'가 방송된다. '마마'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싱글맘 여주인공이 세상에 홀로 남겨질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 옛 남자의 아내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로 다음달 2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