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명량’ 김한민 감독 “명량해전은 이순신 장군 불굴의 정신 엑기스”

2014-07-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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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세구 기자 k39@]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지난 1962년 ‘성웅 이순신’(감독 유현목)이 개봉했다. 3년에 걸쳐 완성된 영화는 당시 공보부 영화금고 첫 지원 작품이기도 했다.

지난 2004년 KBS1 ‘불멸의 이순신’이 주목받으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소설가 김훈의 원작 ‘칼의 노래’도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로는 52년만에, 드라마로는 10년만에 이순신 장군을 다룬 작품이 나왔다. ‘최종병기 활’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의 ‘명량’(제작 빅스톤픽쳐스)이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의 컴퓨터그래픽(CG), 오디오 등 후반작업에만 1년을 투자했다. 지난해 7월 촬영을 마치고 ‘명량’에만 몰두했다.

23일 오후 1시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영화를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진=김세구 기자 k39@]

“시나리오 개발 초기에 이순신 장군의 불굴의 정신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명량해전이야말로 이순신 장군 정신의 엑기스라고 생각했죠. 그 정신에 맞는 해전을 만들어야겠다! 이순신 장군 절정체가 명량해전인거죠.”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눈을 번뜩였다. 그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해전을 연출하고 싶었다”며 “이런 정공법이 힘든게 사실이라 부담이 되기도 했다.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이었다”고 회상했다.

‘명량’의 해상 전투신은 61분이다. 긴 전투시간이 관람에 방해되지 않는다. 리얼하게 그려진 전투신은 톰 행크스 주연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초반 전투신에 버금갈 정도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한다.

“해전을 통해 드라마를 완성하고자 했지요. 혹자는 전투신 전에 드라마를 완성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했지만 저는 해전으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완성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투를 리얼하게 그리고 싶었죠. 리얼해야만 처절함이 느껴질 것이라 생각했고요. 관객들에게 전장 한복판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하고 싶었어요. 이순신 장군의 희생정신, 대의적인 희생이 전쟁의 액션이 아닌 한 편의 드라마로 보여지길 바랐죠.”

그는 시대적으로 이순신 장군이라는 아이콘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요즘 이순신 장군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계층간, 세대간 갈등과 분열이 심화된 요즘, 개인적으로 파편화 돼 있고 단절된 분위기가 만연한 요즘, 이순신이라는 가치를 통해 화합의 가치가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김세구 기자 k39@]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속편을 준비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3대 대첩인 명량, 한산, 노량 전투는 특징이 다 있죠. 의미도 다르고요.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순신 붐이 일어나길 바라죠.”

김한민 감독이 ‘명량’으로 큰 고생을 했다. “힘들 것이라 각오하고 달려든 작품”이라는 김한민 감독은 “인간의 몸은 참 대단하다. 오타니 료헤이의 귀가 찢어지고, 누군가 팔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감독으로서 매번 미안했다. 지금도 가슴속 짐으로 남아 있다. 이 자리를 빌어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도 그랬지만 이순신이라는 가치 때문에 다들 집중했던 것 같아요. 뜨거운 기운 같은 게 있었죠. 으쌰으쌰 파이팅하는 분위기에 저부터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 현장이었어요. 보통 스태프들과 배우들 사이에 삐딱한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다들 많이 웃었죠. 최민식 선배님은 갑판을 압도하는 만담꾼이셨는데 촬영에 들어가면 그렇게 진중할 수 없었죠. 화장실도 안가시고 몇 시간씩 촬영하는데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지금도 어떻게 찍었냐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매우 보람찬 현장이었죠.”

김한민 감독은 다들 성숙해진 느낌이었다고 촬영 마지막 순간을 기억했다. 그는 “치열한 해전을 치르고 성장한 느낌이었다. 다음 이순신 영화에서 만나자는 분위기도 조성됐고,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다. 벌써 1년이 지났는데 바로 엊그제 일인 것만 같다”고 회상했다.

인터뷰 동안 김한민 감독에게서 벅찬 감동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웰메이드 ‘명량’에 이은 ‘한산도’ ‘노량’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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