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에 각종 상처가 많아 사망 원인에 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유병언 전 회장 시신은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 거리의 매실 밭에서 소주병, 막걸리병 등과 함께 지난 6월 12일 발견됐다. 당시 시신은 겨울 점퍼에 벙거지를 쓰고 하늘을 향해 반듯이 누워 있었다고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병언 씨 시신은 발견 당시 반백골화가 진행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짧은 기간에 부패의 정도가 너무 심하지 않으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고 일부 전문가들이 설명했다.
시신의 부패가 심해 손가락 상태도 확인할 수 없었으며 지문조회도 불가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유병언 씨의 왼쪽 두 번째 손가락은 절단된 상태였고 네번째 손가락에도 큰 상처가 있었다고 알려졌다.
한 경찰은 시체의 키가 크고 치아 기록도 일부 맞지 않아 이 사체가 유병언 씨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시신 발견 직후 무연고자로 보고 촉탁의를 통해 부검했지만 사인을 알 수 없었고, 신체 일부를 떼어내 신원확인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엉덩이뼈 일부를 떼어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해 이제야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정확한 확인을 위해 미토콘드리아 분석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22일 유 전 회장의 시신을 순천에서 인계받은 후 근육 시료를 채취해 '유 전 회장의 DNA와 완전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를 통보했다.
유 전 회장의 사인은 24일 오후 또는 25일 오전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