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내 굴삭기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세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비수기에 접어든 만큼 눈에 띄는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내 굴삭기 판매량은 398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3%가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6.9%로 지난 2013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두산의 중국시장 약세는 우선 중국 정부가 긴축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긴축정책이 실시되면서 건설장비 시장의 규모도 약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건설장비 업체들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또 환율로 인해 각 기업들간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사니의 경우 중국의 로컬 브랜드인 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은데다 최근들어 글로벌 업체들과의 기술격차를 크게 줄임으로써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또 코마츠(Komatsu)와 히타치(Hitachi) 등 일본 업체들도 엔저 수혜로 인해 중국내 점유율이 국내 업체들을 크게 앞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상반기가 성수기인 반면 7월부터 9월까지 비수기임을 가정할 때 올해 전체 굴삭기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의 건설경기가 갈수록 좋지 못하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건설착공면적은 연초 이후 5월까지 증가율은 –18.6%를 기록하며 올들어 매월 역성장하고 있다. 굴삭기 판매량은 건설 착공면적과 비례하는 만큼 뚜렷한 개선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을 통해 중국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선진국 시장의 매출액 비중이 지난 2010년 35.3%를 기록한 반면 지난해의 경우 49.9%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와 별개로 이머징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우리나라 업체들을 크게 추월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개발도상국에 대한 과감한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최소 GDP의 10%를 기초 인프라 건설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 베트남 정부도 향후 10년간 5000㎞의 고속도로를 비롯해 300~400㎞의 철로 등 총 1600억달러에 달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