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윤종빈 감독을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났다. 윤 감독은 “전작까지는 감독이 되고자 했던 마음의 집결체와 같은 영화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군도’를 저의 도전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10대 때 관객으로서 즐겼던 영화들을 합친 것이나 마찬가지죠. 학창시절 무협지를 좋아했어요. 무협영화도 많이 봤죠. 제가 사랑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끄집어내보고 싶었어요. 전작들이 비슷한 분위기를 내면서 조금은 지쳤나 봐요. 힘들고 버겁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다른걸 해보자는 생각을 했죠. 그래야 앞으로 긴 영화인 생활에서 작품 활동에 더 자유로울 것 같았어요. 다양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윤종빈 감독의 열정과 추억이 담긴 영화라 그런지 스스로도 만족해했다. 언론시사회가 있던 지난 14일 새벽 4시 메가박스 코엑스를 찾은 윤종빈 감독은 시사회 전 마지막으로 ‘군도’를 관람했다.
“영화를 만들기 전 생각했던 완성품과의 싱크로율이 전작들에 비해 높아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의도한대로 연출이 안된 부분이 있었죠. 전작들이 70~80%의 매치율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한 90%는 된 것 같아요(웃음). 기분이 좋았죠. 제가 의도한 바대로 완성됐다고 생각했죠.”
“핵심은 군도”라는 윤 감독은 “군도와 백성이 나누어져 있다가 함께하는 순간이 클라이맥스라면 클라이맥스”라고 말했다. 그는 “김성균에 대한 인지도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김성균이 불특정 다수로 보이길 바랐다. 백성을 대표하는 익명성으로 표현되길 바랐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권위에 대해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약자”라고 덧붙였다.
윤 감독이 표현하고자 한 바가 제대로 연출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배우들은 윤 감독의 의지에 따라 연기했고, 이는 영화에 잘 녹아들었다.
‘군도’는 윤종빈 감독이 작정하고 웃기고자 만든 영화다. 그는 “오락적인 측면을 강조했다”며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유쾌하게 풀어내고 싶었다. 웃으며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창과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웨스턴 풍에 ‘뽕끼’가 가미돼 보는 내내 신나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윤종빈 감독의 또 다른 결을 볼 수 있는 ‘군도’의 흥행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