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절반, 시간선택제 채용안한다

2014-07-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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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금융공기관의 시간선택제 고용률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기관에서는 '면피'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관마다 인력활용 범위와 업무 특성 등이 달라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아주경제가 금융위원회 산하 11개 금융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시간선택제 채용을 했거나 계획 중인 기관은 6개로, 절반에 불과했다.

시간선택제는 주로 경력단절 여성이나 퇴직연령층에게 적합한 제도다. 하루 5~6시간 특정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일을 해 전일제에 비해 근로시간이 짧아도 4대 보험 적용 등 근로조건에 있어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 고용률 70%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한 만큼, 현재 공기업과 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등에게 전체 채용 인원의 5%를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충당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그러나 금융공기관의 경우 이같은 정부 정책이 크게 힘을 받고 있지 못했다.

지난해 시간선택제 채용을 아예 진행하지 않았던 코스콤,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은 올해도 자리를 마련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른 기관들과 달리 시간선택제 근로자가 할만한 업무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코스콤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맞추기 위해 현재 외주 용역을 주는 할당량을 시간선택제로 대체하는 등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 역시 "아직 올해 채용일정이 전혀 논의된 바 없기 때문에 시간선택제 채용이 거래소 성격과 맞는지를 논의해봐야 한다"며 "8월 말에 대략적인 계획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기관은 정부 지침에 기존인력 중 일부를 시간선택제로 전환하는 방향도 포함된 만큼 이를 진행하거나 고려하고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현재 부서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76명이 이 근무체계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금보헙공사 역시 지난해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오는 10월께 두 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각각 한 명씩 반일근무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1명을 채용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억지춘향이 격'으로 시간선택제 채용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시간선택제 채용이 전무했던 산업은행(산은지주)과 정책금융공사는 여력이 없는 상태다. 내년 1월 '통합산업은행' 출범을 목표로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인 탓에 인력 수급계획 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1월 중 통합산은의 인력수급계획이 나오면 시간선택제를 고민하고 검토해볼 것"이라며 "올해는 통합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선택제 채용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금공 관계자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물론 이외의 기관에서는 정부의 시간선택제 채용 권고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처음 시간선택제 채용을 통해 정규직 신입사원 20여 명을 뽑는다. 주금공은 23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입사지원서를 받는다. 선발된 이들은 약 8주간의 수습기간을 거친 뒤 별도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지원 자격에 제한은 없지만 채용인원 중 절반 이상을 출산이나 육아로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경력 단절 여성으로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도 그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8월께 시간선택제 채용 공고를 낸다. 현재로서는 10명 이내를 뽑을 계획이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채용홈페이지(kibo.incruit.com)를 통해 14일까지 신입직원 입사지원서를 받는다. 40명 내외의 정규직원을 뽑을 계획으로, 시간선택제 근로자도 일부 뽑는다. 다만 지난해 고용한 시간선택제 근로자 규모(7명)보다는 줄어든다는 게 기보 측의 설명이다.

상반기 정규직 채용형 인턴 등을 포함해 100여 명을 뽑았던 신용보증기금은 하반기에 따로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고 기존의 인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가장 실적이 좋은 기관이다. 과거 은행권에서 근무하다 출산․육아 등으로 퇴직한 경력 단절 여성인력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09명을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뽑은데 이어 올해도 70명을 채용했다. 지난달 24일 합격통보를 받은 최종합격자들은 관련 연수 후 공단 인근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영업점, 전화상담이 많은 고객센터 등에 주로 배치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양한 일자리 수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필요한 제도"라며  "각 기관에서도 단순히 보여주기식 제도에 그치지 않도록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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