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부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인원의 20%를 인턴 수료자로 채우도록 권고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인턴 수료자의 70%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채용형' 인턴제도도 도입됐다. 이 때문에 금융권 입사를 꿈꾸는 구직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턴 채용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청년인턴 지원서 접수를 받고 있다. 마감은 오는 11일 오후 5시까지다.
인턴 응시자격은 고교 혹은 대학교 졸업자 및 오는 8월 졸업예정자이며, 학력 및 전공에는 제한이 없다. 서류전형 결과는 25일 발표되며, 이후 실무자 면접 및 직무적성검사를 거치면 최종적으로 합격여부가 가려진다. 채용된 이들은 오는 8월 18일부터 하루 8시간씩 4개월간 근무하게 된다. 보수는 월 130만원 수준이다.
예금보험공사도 최종학력 고졸 이상을 대상으로 10명 안팎의 청년인턴을 모집중이다.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오는 11일까지 응시원서 접수를 받는다. 서류 합격자 중 일반직군은 경영·경제·법학 중 1과목을 선택해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고졸직군은 직무적성검사를 한다. 이후 면접 등을 거쳐 8월 중 최종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공사 인턴은 기업은행과 같이 4개월간 근무하며, 인턴기간 종료 후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으면 정규직원으로 전환된다. 일반직군은 종합직, 고졸직군은 사무서무직으로 전환되며 고졸직군의 경우 입사 후 4년간 근무성적이 좋으면 일반직군 신입사원과 동일한 5급 종합직으로 전환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도 현재 '스펙초월'을 내세운 채용 절차를 진행중이다. 6급에 해당하는 고졸과 5급에 해당하는 대졸(수준) 인턴을 55명 이내로 뽑을 예정이다. 경쟁률은 평균 113대 1로, 55명을 채용하는 데 6200명 가량이 몰렸다. 선발된 이들은 오는 12월까지 5개월간 근무할 예정이며, 보수는 월 150만원 수준이다. 최종 합격자는 다음 주쯤 발표될 예정이다.
캠코 관계자는 "뚜렷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채용인원의 90%를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신입직원 채용을 인턴 채용으로 대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는 청년인턴제도를 활용해 신규 인력을 충당토록 한 정부 방침과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올 초 주택금융공사를 포함한 12개 기관에 채용형 인턴제를 시범적으로 도입, 이를 점차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취업난이 심화되고 금융권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입사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면서 "정부에서 청년인턴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