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브라질, 독일전 대패로 마라카낭의 비극 재현? 폭동 가능성

2014-07-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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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화사]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8일(현지시간) 있은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1대 7로 대패한 브라질에서 폭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자국팀의 대패를 목격한 브라질 국민들의 충격과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고 그 분노는 버스 방화나 상가 약탈 같은 극단적인 행태로 표출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브라질의 대패를 계기로 그 동안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던 정부에 대한 반감도 다시 폭발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브라질에서 지난 1950년 발생했던 마라카낭의 비극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상파울루에서는 이날 오후 7시 20분쯤부터 곳곳에서 버스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20대가 넘는 버스가 방화된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흥분한 주민들이 상가를 공격했다. 이들은 대형 전자제품 매장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약탈을 일삼았고 경찰에 체포됐다.

코린치앙스 경기장이 위치한 서부 이타케라 지역에서는 분노한 주민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고 긴급 출동한 경찰과 대치했다.

벨루오리존치 시 사바시 지역에서는 축구팬들이 충돌해 최소한 12명이 부상당하고 8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리우데자네이루시 코파카바나 해변에 마련된 '팬 페스트' 현장에서는 소동을 부리던 축구팬 6명이 체포됐고 경찰은 코파카바나 해변에 대한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팬 페스트는 전국 주요 도시에 마련된 거리 응원전이다.

북동부 헤시피 시에서 진행된 '팬 페스트'에서는 흥분한 축구팬들이 몸싸움을 해 경찰이 최루액을 쏘며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에 앞서 경기가 벌어진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는 전반전이 끝나자 분노를 참지 못해 쓰레기를 집어 던지며 항의하던 관중이 경찰에 연행되는 등 최소 4명이 체포됐다.

경기를 보던 한 중년 여성은 경기 결과에 충격을 받아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브라질에서는 월드컵 개막 전부터 월드컵 반대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져 심한 몸살을 겪었다. 이들은 “경제도 어려운데 월드컵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지 말고 그 돈으로 어려운 국민들을 도우라”고 외쳤다.

이러던 것이 막상 월드컵이 개막돼 국민들이 일제히 환호하자 반정부 시위는 잠잠해졌지만 독일전에서의 대패로 다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마라카낭의 비극’은 1950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개최됐던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에 1대 2로 패하자 관중 2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2명은 권총 자살한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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