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4주년을 맞은 경남 창원시가 신흥 지방 도시정비 사업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 첫 계획도시로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수요가 꾸준한데다 노후 아파트가 밀집해 개발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 찾은 창원시는 재건축 사업을 위한 조합 설립 등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창원시는 2010년 7월 마산·창원·진해시가 합쳐 인구 100만명이 넘는 대형 도시로 탈바꿈했다. 통합 전 창원시 지역(이하 구 창원)은 남쪽 국가산단과 북쪽 배후 주거지로 조성됐다. 구 창원이 본격 조성된 시기는 1980년대로 현재 지은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가 즐비하다.
현지에 동행한 라이온파트너스 강성범 대표는 “신규 가용택지는 없고 오래된 아파트가 넘쳐나다 보니 오래된 아파트의 시세도 상당히 높게 형성됐다”며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가 거의 없어 브랜드 아파트로 지어지는 재건축에 관심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4월말 기준 창원시에서 추진 중인 정비사업은 재건축 39개, 재개발 26개, 도시환경정비 1개 등 총 66개에 달한다.
구 창원은 재건축 사업만 31개(의창구 11개, 성산구 20개)가 진행되고 있다. 첫 재건축 분양을 진행한 곳은 한화건설이 ‘창원 상남 꿈에그린’으로 2012년 공급한 성산구 상남동 상남2구역이다. 당시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됐다. 올 9월 준공이 목표다.
성산구 가음동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달 중 가음5구역 가음주공을 재건축한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최고 29층 초고층으로 지어지며 일반분양 물량은 318가구다.
대우건설은 현재 가음6구역 조합원 분양을 마치고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다. 가음7구역(한화건설)은 조합원 분양 중으로 이달 중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의창구는 용호4구역(포스코건설)과 용호5구역(현대산업개발)이 각각 조합원 분양 중이며 관리처분인가를 앞뒀다.
마산합포구에서는 SK건설이 월영동 월영주공을 재건축할 예정이다. 지난달 이주 통보 후 이달부터 철거가 진행된다. 산호동에서는 경동건설이 수정·한효 아파트를 철거 중이다.
사업 추진이 빠른 일부 단지는 조합원 분양권 및 지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음동 소나무공인 권윤선 소장은 “가음주공은 3.3㎡당 최고 1750만원을 호가하고 이주를 앞둔 인근 동방 빌리지는 올 들어 3000만원 이상 올랐다”며 “부산이 가깝고 산단을 걸어서 갈 수도 있을 만큼 입지가 좋아 거래가 일주일에 10건 이상씩 된다”고 설명했다.
인근 신풍공인 김금채 소장도 “현재 구 창원 주택 수요는 비교적 새 아파트가 있는 북쪽으로 이동했지만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가음동으로 몰릴 것”이라며 “창원 중심가인 의창구 용호·신월동 수준 이상으로 상승한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사업이 가속화된 일부 단지와는 달리 지지부진한 곳들도 적지 않아 창원시 전체의 본격 재생까지는 상당기간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창원시 재개발·재건축 사업 중 조합설립인가를 받고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사업장은 20여개에 이른다. 대부분 시장이 호황이던 5~6년 전에 조합을 설립하고 정체를 겪고 있는 곳이다. 일부 중층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사업성에 애로를 겪고 조합원간 갈등 및 소송이 진행 중인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