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새 미래를 연다] 한중 FTA 협상 현황과 향후 전망

2014-07-0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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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준의 FTA 연내 타결 목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한국을 방문함에 따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높은 수준의 FTA 연내 타결’이라는 목표에 뜻을 같이 한 바 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이 한·중 FTA 협상 타결을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양국의 FTA 협상 타결에 따른 무역과 투자 확대는 전략적 협력동반자로서의 관계 구축은 물론, 세계적으로 위상을 굳건히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5년간 11번 머리맞댄 한국과 중국

우리나라와 중국은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21년 동안 교역 규모는 급격히 팽창했다. 지난해 대 중국 교역만 살펴봐도 2151억달러로 최대 규모에 이르는 정도다.

한·중 FTA는 2010년 9월 북경에서 1차 협상이 열린 이래, 지난 5월 말 11차 협상까지 약 5년에 걸쳐 진행돼 오고 있다. 앞서 양국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산·관·학 연구와 실무 협의로 ‘한·중 FTA’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이후 2011년까지 사전협의를 거친 뒤 2013년 5월 FTA 협상 개시, 같은해 9월 1단계 협상을 마무리했다.

구체적으로는 상품을 일반품목(10년 이내 관세철폐), 민감품목(10~20년 이내 관세철폐), 초민감품목(관세철폐 제외) 등 세 가지로 나누고, 1단계 협상 모델리티(Modality·협상기본지침)에 합의했다.

특히 지난 5월 26일 열린 11차 협상에서는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은 당시 화물 무역과 서비스 무역, 투자, 원산지 규정, 무역구제, 기술상의 무역 장벽, 식물검역,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환경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논의를 했다. 이달 열리는 12차 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시 주석의 방문이 청신호가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하지만 관세부분 감축과 다양한 방식의 보호 합의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하는 2단계 협상에 들어서 양측의 이견차이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측에선 핵심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국측은 농산물을 개방해달라고 요구하는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국내 농산물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한·중 FTA 대책반을 꾸리고 다양한 보호조치를 마련하는 중이다.


◆ 경제영토 전 세계 70%…양국 간 협력 성공모델 창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과 EU, 아세안이라는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다. 이미 전 세계의 61.4%를 대한민국 경제영토로 편입했고, 전 세계 인구의 40.2%를 소비시장으로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중국이 더해지면 세계 4대 경제권역과 동시에 FTA를 맺은 유일한 국가가 되며, 경제 영토는 전세계 70%로 확대된다. 중국과의 FTA 체결시 개방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발효 5년 후 최대 1.25%, 10년 후 3.04% 증가할 전망이다. 고용도 각각 23만3000명, 32만5000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관세 철폐와 인하에 따른 가장 큰 수혜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1순위로 꼽힌다. 관세가 최고 20%가 넘는다는 점에서 완전 철폐나 단계적 인하가 해마다 계속되면 중국 내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석유화학을 비롯한 제조업 대부분이 FTA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서비스업의 경우에도 중국의 개방도가 낮아 협상 과정에서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선점을 추진할 수 있다. 교육과 법률, 문화, 관광, 환경 등의 서비스 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점도 우리 기업의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점쳐준다.

중국 역시 FTA 체결로 한국의 광범위한 자유무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을 더욱 증대시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예컨데 지난해 12월 한·중 경제협력단지 공동개발 추진에 있어 협력 성공모델을 창출하기로 입을 모았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또 섬유나 휴대폰 등 저부가 가치 제품의 높은 가격 경쟁력이 우리나라 시장 진출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철강, 석유화학과 같은 소재산업과 조선, 자동차 등 자본재 및 내구소비재 역시 우리나라를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 중국 내수시장 먹거리 찾아야…FTA 연내 타결 목표

전문가들은 한·중 FTA를 연내 안으로 타결해 중국 내수시장에서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중국은 한국 입장에서 수출의 26%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다.

또 중국의 서비스 무역 규모는 5396억달러로 이미 전 세계 3위로 부상했으며, 오는 2020년도에는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의 중국 서비스 수출은 159억(2012년 기준)달러 규모로 상품 수출의 11.8%에 불과해 우리 기업들에게는 진출 여지가 많이 남아있는 미개척 분야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여기에 현재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수는 3만개로, 미국에 진출한 우리기업 1만1000개와 비교했을때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메디컬이나 관광, 의학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들, 패션그룹 형지와 같은 의류기업, 한류붐을 의식한 YG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중국과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전문가들은 FTA 체결로 인한 국내 농산물 시장의 피해에 있어서도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제언한다. 최근 중국의 농업은 미국 같은 대규모 산업형이 아니라 소규모 가족농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나빠져 FTA가 되더라도 수입이 대폭 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중국이 산업구조 고도화 및 환경보호를 위해 단순 임가공무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전체 무역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48.6%에서 지난해 33.6%로 하락한 것도 한·중 FTA의 필요성을 더해 주는 요소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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