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교육감은 ‘서울특별시교육감직에 취임하며: 희망의 교육, 혁신미래교육으로 21세기의 세계시민을 길러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취임사를 발표하고 “고등학교 체제 자체의 변화를 위해 자사고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통한 일반고 전환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며 “혁신미래교육은 혁신학교의 성과를 이어받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기회의 통로이자 기회의 땅이어야 한다”며 “최소한 교육이 불평등을 상쇄하는 균형의 지렛대가 되는 사회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혁신학교에 대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단계까지는 선진국형 자유교육, 창의교육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적어도 중학교까지는 입시교육, 성적, 등수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도록 하고자 한다”며 “정규수업과 방과후의 질적인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 혁신학교의 성과를 유형별로 모델화해 보다 다양한 혁신교육 시스템이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고등학교가 입시에서 자유로운 교육을 장기적으로는 지향하되 당장의 현실에서는 최대한 모든 학생들이 고르게 교육의 기회와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며 “일반고와 특성화고, 또는 학교 밖에서 자신의 직업을 찾아가도록 대학 진학교육 못지않은 지원체계를 갖춰 우리가 꿈꾸는 선진국형 공교육의 모습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1960~1980년대까지의 교육은 서구의 앞선 지식을 무조건 더 빨리, 더 많이 학습해 서구를 따라잡자는 따라잡기 교육이었다”며 “세계 10대 강국에 들어선 오늘날에는 따라잡기 교육을 벗어나 우리 스스로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창의적 교육의 길을 개척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이를 ‘혁신미래교육’이라고 부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또 “학생·교사·학부모·시민이 함께 주체로 나서는 교육, 질문이 있는 교실의 창의교육, 분재형 인간 길러내기를 넘어선 자율교육, 창의·감성 교육을 내용으로 하는 혁신미래교육의 주춧돌을 놓겠다”며 “마을 결합형 학교를 만들고 교육이 기회의 통로가 되도록 하며 세계화 시대의 열린 시민 교육을 펼치는 한편 교육행정과 학교행정에서도 민주주의를 꽃피우겠다”고 다짐했다.
조 교육감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가운데 민주진보 후보가 13명이나 나란히 당선된 결과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 교육의 혁신이라는 무거운 책임이 새로 교육감을 맡는 모든 이들에게 공동으로 지워진 지상과제”라며 “이번 선거 결과에 드러난 시민의 기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물 위에 떠오른 대한민국의 총체적 난맥상을 혁신하라,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 그 혁신을 교육에서부터 시작하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만들어낸 게 과거의 낡은 교육, 절망의 교육이었다면 이 시대의 요구에 답할 수 있는 교육이란 희망의 교육, 살림의 교육”이라며 “희망의 교육이란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과 협동하여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동시에 길러주는 교육이 바로 희망의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외우고 베끼라고 강요하는 대신 아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깨닫도록 도와주는 교육, 성적과 등수로 평가하는 대신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 국·영·수도 중요하지만 그것 말고도 아이들이 창의력과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 교육, 아이들을 무한경쟁에 맡기는 대신 함께 사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교육이 바로 희망의 교육”이라며 “아이들을 이렇게 길러내야 자존감과 협동심, 창의력과 진정한 실력을 갖춘 21세기의 세계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미래교육은 창의교육이라며 “우리는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어야 하고 혁신미래교육의 교실에서는 정답보다 질문을 더 중시할 것이고 평범한 질문보다 엉뚱한 질문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혁신미래교육은 자율교육이라며 “혁신미래교육은 창의·감성 교육으로 국·영·수 중심의 지성만을 중시하지 않고 학습자의 잠재력을 전면적·다면적으로 발전시키고 감성과 인성, 지성의 균형적 발전을 촉진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허물어 마을 결합형 학교를 열겠다”며 “마을의 협동조합이나 지역공동체의 공간은 학생들이 방과후 혹은 학교 밖에서 정규교육 이외의 교육을 받는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고 서울시와 손잡고 서울을 세계적인 교육 특별시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세월호 참사의 실종자가 아직 남아 있고 진상 규명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례적인 취임식은 생략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뒤 집무를 시작하고 ‘듣는다, 희연쌤’ 프로그램을 이어가며 다문화 교육의 대표적 학교인 서울보광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보광초는 전교생의 14.2%인 21개국 출신 83명의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2013년 다문화 교육 우수학교로 지정됐다.
이후 서울시교육청 구내식당에서 열린 ‘희연쌤과 함께하는 김밥 토크’에서 그동안 현장방문을 통해 직접 소통한 이들 가운데 50명을 초청하여 취임 후 펼칠 교육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