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의 주관적 견해가 입혀진 과도한 곡 '해석'과 작곡가의 '창작' 의도에 충실하여 악보의 음표와 박자를 그대로 재현하는 전달자라는 상반된 견해가 그것이다. 물론 이는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는 논쟁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휘자의 과도한 곡 변형에 불쾌해하거나 항의하는 작곡가들의 모습, 견해 차이로 논쟁하는 지휘자들, 그리고 20세기 들어 마침내 지휘자에게 무릎 꿇은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개한다.
작곡가 궁전의 겸손한 하인이었던 지휘자가 어떻게 음악의 운명을 좌우하는 주인으로 신분이 상승했는지, 어떻게 음악계의 최고 권력자가 되어 오늘날의 마에스트로(거장) 이미지를 만들어 냈는지를 추적하고 분석했다.
특히 음반 산업의 팽창이 카라얀으로 대표되는 지휘자들 개인의 권력욕, 우상을 바라는 대중의 심리와 결합하여 권력과 돈, 명예를 독식하며 '제트족 지휘자'라 불리는 소수의 스타 지휘자들을 양산하였고, 이것의 위기의 시작이었다고 주장한다. 2만8000원./ 박현주기자 hyun@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