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팀장님·과장님 등 이름 뒤에 직함을 붙이는 대신 '000 님'으로 부르는 일명 '님'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
'님' 문화는 직장 내 엄격한 위계서열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창의성과 혁신적인 사고를 원하는 패션·뷰티업계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어코리아, 아모레퍼시픽, 네파 등은 사무실 내에서 상대방을 부를 때 직함 대신 '님'. '리더' 등의 상호 수평적인 호칭을 사용한다.
회사 관계자는 "대외적으로는 담당 직책이 있지만 내부에서는 임직원 모두 '님'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10년 이상 지속해오면서 지금은 사내 고유의 문화로 정착됐다"고 전했다.
이어 "'님' 호칭을 사용하면서 사무실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의사소통이 활발해졌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고어텍스를 판매하는 고어코리아 역시 상하관계 없이 모두 동료로 부른다. 직급 없이 모든 임직원들이 평등하게 이름 또는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이는 고어코리아의 모기업인 'W.L. GORE& ASSOCIATES, INC' 창업주인 빌 고어의 평소 경영철학이 "모든 직원은 직급 없이 평등하다"이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회사 이름에 '동료(associates)'를 넣고, 정기 공채없이 모두 경력직으로 구성한 점도 독특한 문화다.
네파 역시 창업 당시인 2005년부터 현재까지 직급대신 '리더'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경력 20년 이상 고위 관리직이 아닌 이상 직급없이 모두 '리더'로 불린다.
네파 관계자는 "직급 안에 자신의 능력을 가두지 말고 모두 브랜드의 리더가 되라는 김형섭 전 네파 대표의 지시로 회사 창업 당시부터 사용하던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님' 호칭이 나이를 강조하며 위계서열을 따지는 한국식 문화와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에서는 '님' 사용을 권장하지만 회식이나 사석에서는 여전히 나이순으로 연공서열을 강조한다"며 "수평적 소통에 익숙한 의국식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