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보고서를 지난 24일 제출했다. 최 후보자가 지명된 지 11일이 지난 시점이다.
이 기간동안 기재부 고위 실무자들은 오전에는 최 후보자가 청문회를 준비 중인 금융감독연수원, 오후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오석 부총리에게 각각 업무보고를 하는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내각 교체시기에 두 집 살림이 갈수록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관 교체기가 한 달 이상 길어지는 시기는 대통령 집권 말기와 초기 이외에는 속전속결로 이뤄진다.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교체 시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 각종 업무가 산적한 6월에 교체카드를 꺼내들면서 두 장관의 업무 인수인계 모양새가 상당히 어색하다는 시선이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가뜩이나 세월호 사고 여파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경제컨트롤 타워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이유라는 반응이다.
당장 하반기에 시작하는 첫 국무회의도 새 총리와 부총리 없이 진행이 불가피해졌다. 사실상 2기 내각이 지각 출범하게 된 것이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현 부총리도 향후 경제정책에 목소리를 높일 수 없는 마당에 새 부총리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기를 넘겨버렸다”며 “스포츠에서는 교체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하다. 정부 역시 장관의 교체 타이밍에 따라 정책의 변화가 상당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부총리 공백은 향후 정국에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사자인 기재부는 답답한 모습이다. 당장 하반기가 시작되는 다음주 공식일정을 잡는 것도 고민거리다. 부총리 후보자와 의견 조율하기도 껄끄럽다. 자칫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할 경우 처음부터 다시 인수인계를 구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대변인실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준비로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며 힘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기존 부총리 일정이나 정책 대응도 해야 할 대변인이 정부조직개편과 청문회 일정이 늦어지면서 고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기재부 한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 조직개편이 늦어지면서 직원들은 두 명의 장관을 모여야 하는 처지”라며 “전임과 신임 부총리 후보자도 여러 가지 의견 조율이 어렵기 때문에 상당히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