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필수·의무 생활시간을 제외한 시간을 의미한다. 휴식·TV시청 등 정적인 활동에서 부터 스포츠·여행 등 동적인 활동을 포함한다.
LG경제연구원 고가영 선임연구원은 24일 '한국인의 여가 양적·질적으로 미흡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여가시간은 하루 평균 4.5시간으로 OECD 평균(5시간)보다 10% 이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근로·학습·통근·통학 등 생산활동에 투입된 시간이 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가 인용한 OECD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근로·학습에 사용하는 시간은 80분인 반면 여가를 위해 쓰는 시간은 -29분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멕시코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OECD 평균과도 300시간 넘게 차이난다.
특히 우리나라 근로자에게 연간 발생하는 휴가 일수와 실제 사용률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익스피디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연간 유급휴가 발생일수는 평균 10일로 독일(30일), 이탈리아(28일), 미국(12일) 등에 비해 크게 낮을 뿐 아니라 비교대상 22개국 중에서 가장 적었다.
더욱이 발생한 10일 중 실제 사용 일수는 7일에 불과해 13일 중 5일을 사용한 일본 다음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고 연구원은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상사가 휴가 사용에 협조적이지 않은 비율이 59%에 달했다"며 "이는 휴가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경직적인 직장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가의 종류 또한 TV시청·인터넷 사용 등으로 질적인 측면에서 비활동적이고 저비용인 분야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희망하는 여가는 해외여행, 영화보기, 스포츠 경기·문화예술공연관람 등으로 활동적이고 비용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실제 여가활동과 괴리가 있었다.
고 연구원은 "장시간 노동으로 심신이 지쳐 여가시간에도 활동적인 여가를 어렵게 한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비·주거비 등에 대한 부담이 커서 여가에 소비할 경제적 여유도 적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여가시간이 짧고 비활동적·저비용 여가비중이 높은 것은 내수부문에서의 시장창출과 성장 견인력 제고를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