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우리나라의 수출입 상품 교역조건이 넉 달만에 악화됐다. 이에 따라 수출액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의 양도 8개월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잠정치 89.33으로 전년동기대비 0.4%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앞서 이 지수는 2012년 11월 0.4% 하락했다가 12월 2.7% 상승으로 반등한 후 꾸준히 플러스를 보여왔다.
이에 대해 한은은 "수입가격에 비해 수출가격이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관시점의 수출입가격을 기준으로 작성된 수출입가격지수를 살펴보면 이 기간 수입가격지수는 전년동월보다 0.4% 떨어졌지만 수출가격지수는 0.8% 내렸다.
이 기간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도 감소했다. 순상품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수출물량도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지난달 잠정치 116.25를 기록해 전년동기와 견줘 2.4% 하락했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0.2%) 이후 8개월만이다.
5월 중 수출물량지수는 잠정치 130.13으로 전년동기대비 2.0% 떨어졌다. 수출물량이 줄어든 것도 지난해 9월(-2.6%) 이후 9개월만이다. 황금연휴 등으로 영업일수가 21.5일로 전년(23일)보다 감소한 탓에 섬유·가죽제품, 통신·영상·음향기기, 자동차 등이 내림세를 이끌었다.
수출금액지수도 섬유·가죽제품, 1차금속제품, 통신·영상·음향기기 등이 줄어들면서 전년동월대비 2.7% 하락한 126.97을 기록했다.
반면 수입물량과 금액지수는 모두 상승했으나 오름폭은 크게 둔화됐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110.34로 전년동월대비 0.6% 상승했다. 원유 등 광산품이 감소로 전환했으나 석유제품, 일반기계, 자동차 등 공산품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월(6.8%)에 비하면 상승폭은 크게 축소됐다.
수입금액지수도 공산품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보다 0.2% 오른 120.52였다. 이 역시 전월 4.9% 오른 데 비하면 둔화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