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역조건이 8개월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수입 가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수입 가격이 광산품 수입 가격의 약세로 더 크게 떨어진 결과다. 국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수출물량이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크게 늘었고 수출금액도 6년 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나는 등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세를 이어간 것은 수입가격 내림세가 수출가격 하락보다 더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역조건지수는 통관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지난달 천연가스 등 광산품(-14.8%) 수입 가격의 약세가 지속돼 수입가격이 4.2% 내린 반면, 수출가격은 반도체 수출 가격이 상승전환 돼 수출 가격의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1.2%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수출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17.1%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운송장비(18.3%) 등이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26.9%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지난해 11월(15.3%), 12월(16.1%)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수출금액지수(달러 기준) 또한 15.7% 상승해 넉 달째 오르고 있다. 농림수산품(-1.7%)이 하락했으나 운송장비(21.4), 기계 및 장비(16.3%)이 늘어난 가운데 수출물량지수와 마찬가지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0.6%)가 급증한 결과다. 달러 기준 수출가격이 1.2% 하락하면서 수출금액지수 상승률이 물량지수보다 낮아졌다.
국내 수출을 이끈 것은 역시나 반도체다. 반도체의 수출물량지수는 지난달 351.92로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하면서 9개월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 2020년 2월(51.2%) 이후 최대다. 수출금액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55.5% 상승한 190.25로 집계돼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2월(67.3%) 이후 6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수입물량지수는 3.9% 하락하며 7개월 연속 줄었다. 석탄 및 석유제품(15.4%), 기계 및 장비(8.4%) 등이 증가하였으나 광산품(-7.4%), 화학제품(-10.1%) 등이 감소한 결과다. 달러 기준 수입금액지수는 7.9% 급락하며 11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석탄 및 석유제품(14.4%), 기계 및 장비(5.3%) 등이 증가하였으나 광산품(-14.8%), 화학제품(-15.9%)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달러 기준 수입가격이 4.2% 하락하면서 수입금액지수 하락폭이 수입물량지수보다 더 컸다.
유 팀장은 “석탄 및 석유제품 수입은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원료인 나프타 등의 수입 물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같이 상승했다”며 “최근 원유 가격이 조금 증가했으나 그런 부분들이 아직까지 같이 반영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