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9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경찰이 농성장을 침탈한 것은 행정대집행법 위반"이라며 "당시 공권력 투입에 관여한 경찰청장과 밀양경찰서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행법상 행정대집행은 공무원이 이행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당시 경찰이 처음부터 밀양시 공무원들과 철거과정에 주도적으로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경남 밀양시는 765㎸ 송전탑 건설 예정지 5곳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들어가 주민들이 농성장으로 사용하던 움막 5곳을 모두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수녀 등이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3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되고 20여명이 부상하거나 실신했다.
주민을 돕는 법률지원단 소속 배영근 변호사는 "경찰청장과 밀양경찰서장을 비롯, 현장에서 폭력을 자행한 경찰·공무원을 직권남용 및 폭행 등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와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도 성명을 발표하고 경찰청장과 밀양경찰서장의 파면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이날 오후 강남구 한국전력 본사 앞으로 이동해 한전을 규탄하는 의미에서 직접 제작한 송전탑 모형을 호미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