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삼부토건지부 소속 100여 명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감원 앞에서 오후 2시부터 한 시간동안 집회를 열였다.
이들은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채무상환기일을 연장해주거나 담보대출을 잇따라 해주는 방식으로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회생이 어려운 기업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부토건이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이 회사 채권단은 2011년 4월 삼부토건이 르네상스 호텔 등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7500억원 대출을 해줬다.
하지만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7500억원 대출금 가운데 공모사채 상환(1400억원)을 비롯해 당장 지출해야하는 자금 규모가워낙 커 실제로 회사 운용에 활용했던 자금은 24억원에 불과했다.
즉, 채권단의 7500억원 대출이 기업회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원금 회수와 이자 수익을 얻기 위해 실행됐다는 것.
채권단은 지난 2일 채무상환기일을 6개월 연장한 것을 포함, 최초 대출 이후 세 번째로 만기를 연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채권단은 3년 간 기업회생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없이 채무상환기일 연장을 조건으로 원금회수와 2500억원 이자를 챙겨갔다"며 "삼부토건 부실화는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삼부토건 노조는 채권단이 이 회사가 불법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금감원이 방관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발행 주관사인 메리츠종합금융중권도 비판 대상에 포함했다.
노조는 작년 7월 삼부토건이 3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 뒤, 이 채권을 인수한 메리츠증권을 문제삼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삼부토건에 부동산 담보가 설정돼야 자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삼부토건은 담보를 제공할 의지도 없고 제공할 수 있는 담보도 없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때문에 노조는 삼부토건이 당초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목적이 운영자금이 아닌 최대주주의 지분 확대를 염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금감원은 메리츠증권이 불법예치하고 있는 300억원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은행과 삼부토건 대주주를 조사할뿐만 아니라 메리츠증권이 불법적으로 예치한 운영자금 300억원을 반환하도록 조치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