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번 사건의 첫 공판이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렸다. 세월호 선장 이준석(69) 씨 등 선박직 승무원이 참사 55일째인 이날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는 것)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다. 선원들의 변호인은 당장 혐의를 부인하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이날 1회 공판 준비기일은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 임정엽) 심리로 진행됐다. 검찰과 변호인 측의 쟁점 정리, 증거 신청 등 향후 예정된 공판 준비절차가 이뤄졌다.
앞서 검찰은 승객에 대한 구호조치 없이 가라앉고 있는 선박을 빠져나온 이 선장 등 4명에 대해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기소했다.
부작위범은 고의나 과실 등이 있으면 범죄가 성립한다. 검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하며 승객을 구호할 의무가 있고, 선원들을 퇴선 조치하지 않으면 익사에 이르게 되는 사실을 인식했음에도 구호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반해 선원들 변호인 측은 "미필적고의는 없었다", "배의 기울기와 정신적 공황 상태에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부인했다.
이광재 국선 전담 변호사는 "피고인은 사고 직후 가능한 구호조치를 이행했고, 배가 심각하게 기울어 구호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경과 다른 선원들에 의해 마지막으로 구조된 피고인에게 잘못 이상의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