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글로벌 증시는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시장 변동성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장기간 금리를 최저수준으로 묶어둘 것이란 전망이 시장 불안감을 잠식시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풀이했다. 그러나 시장 변동성의 고요는 금융위기 등 폭풍 전야를 연상시킨다는 우려도 나왔다.
9일(현지시간) 글로벌 환율·증시·채권·유가 시장에서 변동성 지수는 일제히 급락했다. 공식 금리가 이례적으로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수그러지고 경기 기대감은 커졌다. FT에 따르면 월가 공포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지수는 7년래 최저치를 유지했다. 글로벌 환율변동성지수도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변동성도 2007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랙록의 러스 코에스테리치 수석투자 전략가는 "공포지수는 투자자들이 상당히 자기만족하고 있고 특별한 쇼크나 지적학적 리스크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장기간 금리가 최저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글로벌 주식은 이날 최고치를 기록했다. FTSE전세계지수는 0.2% 상승한 281.48에 거래됐다. 뉴욕의 다우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지수도 이날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독일의 DAX지수도 10,000선을 넘겼다. 일부 유럽 국가들의 채권가격도 급락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보다 떨어졌다. 스페인 국채 금리는 이날 4.9bp 하락한 2.595%를 기록, 미국 국채 2.601%를 밑돌았다.
그러나 일각에서 위기를 앞둔 전조현상이라고 우려했다. UBS의 조지 마그너스 경제전문가는 "금융위기 전 고요한 모습이 되풀이되는 것"이라며 대규모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숨을 돌리고 있는 동안 변동성 리스크은 은행 거래 매출에 타격을 줬다. 코에스테리치는 "마침내 폭풍이 있을 것이지만 공포지수는 폭풍이 언제 올지 얘기해주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