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데다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로 위기 의식을 느낀 시중은행들이 사고방지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내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사전예고 없이 불시에 방문, 임점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영업점에서 '꺾기'(금융상품 가입 강요행위)나 불완전판매 등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상시감사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상시감사역은 영업점 고위험 거래 발생내역을 실시간으로 필터링해 고위험 거래의 적정성 점검하고 있다. 내부자신고제도인 '신한지킴이'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모바일 앱에서도 지원 가능하도록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와 금융사고 예방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라며 "내부통제 혁신을 통해 다양한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창구 직원이 자신의 단말기에서 본인 계좌를 이용하는 자기거래를 원천 봉쇄했다. 본인 명의의 자유로운 금융거래를 막아 금융사고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창구 직원들은 자기 단말기에서는 자신의 명의로 통장을 신규로 발급받거나 입·출금, 통장해지, 신규대출, 전자금융 등 16개 금융거래를 할 수 없게 됐다.
농협은행은 순회감사자 361명을 전국 영업점에 확대 배치했다. 순회감사자는 은행업무 경험이 있는 퇴직자로, 담당 권역의 영업점을 돌며 상시 감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 내부통제협의회 의장을 준법감시인에서 은행장으로 격상해 협의회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내부통제협의회를 확대 개편해 내부통제점검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하고 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매달 회의를 소집하는 등 TFT를 직접 챙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정은행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은행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제도를 운영해 보완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그간 제기된 각종 금융권 사고에 대한 징계를 이달까지 마무리짓고, 하반기부터는 상시 감시 강화와 불시 및 기획 검사를 통해 금융사 체질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달까지 징계를 받게 될 대상은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경남·대구·부산·한국씨티·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10개 은행과 국민·롯데카드, 농협은행(농협카드) 등의 임직원 300~400명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