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조희연(57) 후보가 당선됐다.
5일 최종 득표 현황에 따르면 조 후보는 189만4871표를 얻어 39.1%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148만6160표를 얻어 30.7%를 차지한 문용린 후보는 2위에 그쳤다.
전날 투표 종료 직후 공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위 문 후보를 10.1% 포인트 차이로 앞선 조 후보는 개표 이후 줄곧 선두를 지키면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선거 초반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조 후보의 당선은 어렵게 봤지만 보수 진영이 단일화에 실패하고 고 후보의 가정사 문제가 불거져 표심이 조 후보로 향하게 됐다.
진보 성향의 조 후보가 당선돼 지난 1년 반가량 보수성향의 문용린 교육감이 이끌어온 서울교육의 변화가 예고 된다.
조 당선인은 7월 1일부터 신임 교육감으로서 한 해 7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시내 공립 유·초·중·고교 교원 5만여 명의 인사권을 행사하며 서울교육의 책임을 떠안는다.
여기에 서울시의회와의 갈등으로 사상 처음 부동의된 2014년도 예산안을 다시 통과시키는 문제를 비롯해 자율형 사립고, 혁신학교, 친환경 무상급식 등 해결해야 할 현안도 많다.
조 당선인은 5일 새벽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와 교육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열망이 투표로 표현됐다"고 말했다.
그는 "1기 진보 교육감 때 시행된 혁신교육의 긍정적 측면을 계승하면서 부족한 점은 보완하겠다"며 "이와 함께 현재 진행되는 자율형 사립고 재지정 평가는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교육청에서 기자실을 찾아 "선거 결과는 민의라 생각하고 이게 국민의 뜻이니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조 당선인이 당선 소감에서 '보수 측 여러 의견도 포괄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하셨다는데 다 좋다"며 "교육은 펼쳐놓고 보면 학교·학생·선생님들의 문제이니 마음껏 펼쳐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력한 당선 후보였으나 딸의 페이스북 글이 파문을 일으키며 이번 선거에서 3위에 그친 고 후보는 투표가 마감될 때까지 을지로 선거사무소를 지키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끝까지 믿어주신 지지자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남기고 자택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