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의 삼성에버랜드, 마침내 전면에… 지배구조 투명화

2014-06-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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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에버랜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전환사채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 세 자녀에게 지분을 배분한 1996년 이후 줄곧 그룹 승계 구도의 핵심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 과정에서 상장설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나 이번에 실제 상장이 현실화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에버랜드는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고, 그룹 핵심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비상장사로 머물러 그동안 투명성에 대한 재계 안팎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상장에도 여러 가지 3세 승계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의 회사가 상장을 통해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될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즉, 이번 상장은 향후 지주회사 전환 등을 통한 그룹 지배구조 선진화와 재벌 3세 경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차원에서 관심이 쏠린다.

비상장 계열사로서 오랫동안 '물밑'에 있던 에버랜드가 상장 결의에 이르기까지 최근 반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는 이 회장의 건강 악화에 따른 승계작업과 맞물려 빠른 변화가 이뤄져왔다.

지난해 8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이후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가속화돼 온 것이다.

이번에 에버랜드의 상장 발표도 현재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입원 중인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전부터 수립된 구조 재편 시나리오대로 순차적인 단계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석이다.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3주간 입원했다가 복귀한 뒤 곧바로 9월에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양수 계약이 체결됐다. 이어 11월에는 삼성에버랜드가 건물관리업을 에스원에 넘기고 급식과 식자재 사업을 분리해 100%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를 만들기로 했으며, 12월엔 제일모직과 사업부 물적 분할을 완료한다. 이러한 사업 재편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을 낳았다.

이후 구조개편은 삼성그룹 전 계열사 영역으로 확대된다. 올해 3월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4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이 결정됐다. 또한 삼성생명보험이 삼성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삼성증권의 삼성선물 100% 자회사 편입도 5월에 결정됐다. 특히 5월에는 삼성SDS의 연내 상장 계획이 발표돼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가능성도 대두됐다.

그러다 이 회장이 심근경색증으로 갑작스럽게 입원해 3세 승계 작업이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됐고 결국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설이 현실화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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