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추석(58)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공사 임직원은 물론, 관광업 종사자, 학자. 언론 등 모두의 노력과 인식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추석 사장 취임 이후 한국관광공사 는 '모두가 행복한 관광을 만들어 나가는 국민기업'을 새로운 비전으로 내세웠다.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경제와 국민복지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구현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관광생태계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경영과 사업추진 방침으로 변화·소통·상생’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도 제시했다. 대내외의 공공기관 개혁 요구에 대해 먼저 나서서 창의적으로 '변화'하고 다변화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노사화합을 통한 '상생'의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변추석 사장은 관광활성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변 사장에게서 공사의 발전 방향과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세월호 사태로 국내 관광산업이 침체돼 있습니다. 타개책이 있는지요.
-예상치 못했던 참사로 사회 전반에 침울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희생자에게 사의 표명합니다.
사고 이후 관광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중입니다.
우선 안전여행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공사 내 안전여행 전담 부서를 신설해 '관광안전 어떻게 실행돼야 할지'에 대해 연구할 것입니다.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지난 5월 관광주간 행사를 마련했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바 있습니다.
이에따라 오는 9월 관광주간을 전후해 국내관광활성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일 예정입니다. 9월1일부터 10월30일까지 두 달간 집중적으로 할 겁니다.
업계 애로사항도 청취한 바 있고 대안도 마련 중입니다. 공사는 최선을 다해 실행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침체된 관광업계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융자하기로 했지만 소규모로 운영하는 단체여행 전담 여행사의 경우 이미 융자를 받아 운영 중인 상황입니다. 당장 긴급한 상황에 대해선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한 가운데 500억원의 지원금을 마련했지만 충분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영세관광업자의 경우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문체부 관계자들과 긴급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최근 1차 실무자 회의를 통해 긴급 예외규정을 두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입을 모았습니다.
▲공사의 사업 추진 방향에서 '변화'를 키워드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시스템, 브랜드 등 갖춰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선 예산이 뒷받침돼야 할듯한데….
-'창의성'이 강조된 변화가 제가 생각하는 변화입니다. 조직이 능동적으로 변화되기 위해선, 즉 변화가 현실화되고 정책으로 융해되려면 시스템 개편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또 이에 대한 예산 지원도 절실하지요. 이에 관광공사는 내년도 예산을 올해 대비 67%(2300억원) 증액 요청한 상태입니다.
예산 증액은 관계부처와의 협의가 남아 있지만 공사의 예산이 늘어나면 시스템 개편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급감하는 일본인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이 있습니까?
-일본관광객 급감은 큰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일본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 13명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도 열었습니다.
우리 공사는 일본관광객이 선호하는 관광상품을 고품격화하고 지방 관광 명품사업도 전개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맞춤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일본 현지 교류를 통해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관련단체와 만나고 안전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위축된 일본관광객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관광업계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 혹 있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취임 이후 관광공사 내부 각 본부. 각 팀. 각 실이 하고 있는 업무를 파악 중이고 현장도 방문하고 있습니다. 공사 내부의 문제, 그리고 국민이 느끼는 관광에 대한 인식. 업계가 느끼는 관광 인식에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차이를 줄이는 것이 당면 목표입니다.
여러가지 비정상적인 관행을 하루아침에 고칠 수는 없겠지만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관광에 대한 인식과 개념이 변화돼야 합니다. 보는 관광을 뛰어 넘고 체험형 관광을 지나 여러 장르와 융복합으로 가는 관광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관광 하면 여행업. 여행사. 보는 관광 위주로 인식하고 있는 거지요.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서 관광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이 기존 인식의 틀에 갖혀 있으면 안 된다는 게 제 소견입니다.
전문가는 '어떤 현상을 잘 파악한 뒤 전문적 지식을 생산.선포해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사람'이지요. 따라서 그런 영역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관광을 하나의 산업이라고 하는데도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광산업은 크게 위축돼 왔습니다. 관광이 산업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저도 그 부분은 안타깝습니다. 다른 산업이라면 국가 차원에서 특별 지원대책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관광에 대한 정부나 국민 인식이 아직 일정수준에 못 미치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500억원 자금 대출 등 해결 노력을 기울였지만 미비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관광이 산업으로서의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5대 서비스 산업(교육·의료·관광·소프트웨어·금융)중 적어도 관광이 선두에 설 수 있도록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관광업 종사자, 학자. 언론 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관광이 우선순위에 서는 것은 힘들 것입니다.
▲끝으로 하고싶은 말은.
-국가적으로 관광의 중요성 높아지는 시점에서 국내관광산업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도 심도있게 고민해야 합니다.
취임 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공사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목표와 전략을 세워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었지요.
우리가 새롭게 세운 비전 속에 친절한 동반자로서의 한국관광공사가 존재하고 각인되길 바랍니다.
외래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선 이 시점에서 관광선진국으로의 초석을 다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국민행복을 위한 관광 활성화, 외래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 등에 공사의 역량을 쏟아 붓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이런 과제들이 차질없이, 제때에 수행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공사 사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합니다. 공사가 국민에게 큰 도움이 되는 공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인 만큼 발전적 질타를 아낌없이 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