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감정평가? ‘한남 더 힐’ 타당성 조사 결과 보니

2014-06-0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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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 “비교방식만 적용, 입주자·시행사 평가 부적정”

'한남 더 힐' 아파트 전경.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 더 힐’에 대해 세입자(입주자)와 시행사가 각각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한 감정평가가 부실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가지의 방식 비교를 통해 감정평가 금액을 산정해야 하는데도 한가지의 방식만 적용했고 감정평가 기준이 된 실거래가격의 적용 시점 수정 등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일 한국감정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지시를 받아 한남 더 힐의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나라·제일법인(세입자측), 미래새한·대한법인(시행사측)의 감정평가가 모두 ‘부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 타당성심사처는 조사에서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및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등 법령에서 정한 기준과 통상 감정평가 준칙에 적합한 방법·절차에 따라 감정평가 했는지 여부를 검토했다고 전했다.

또 법인이 평가한 가격의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인근 유사한 공동주택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한 ‘비교방식’, 회계감사 보고자료 등을 참고해 대상물건 건설에 필요한 비용추정액을 기초로 하는 ‘원가방식’, 대상임대료 등을 분석한 ‘수익방식’을 각각 적용해 적정가격 수준을 산정했다.

감정원이 제시한 이 아파트 600가구의 적정가격 수준은 1조6800억~1조9800억원이다. 앞서 세입자측은 1조1699억원, 시행사측은 2조5512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공급면적 332㎡(36가구)의 경우 감정원은 3.3㎡당 적정가격으로 4600만~6000만원을 제시했다. 반면 세입자는 3.3㎡당 2904만원, 시행사는 7944만원으로 매겼다.

나라·제일법인의 경우 공둥주택 평가는 거래사례비교방식을 기본으로 감정평가하고 하나 이상의 다른 감정평가 방법으로 산출한 시산가액(한 가지의 감정평가방법을 적용해 산정한 가액)과 비교해 합리성을 검토해야 하지만 비교방식만 적용했다고 감정원은 지적했다. 적용한 거래사례비교법도 시정수정은 적정했지만 사례선정·품등비교 및 시산가액 조정이 미흡해 평가액이 적정가격 수준보다 미흡해 부적정하다는 게 조사 결과다.

미래새한법인은 비교방식을 적용하고 원가방식은 부분적용했다. 거래사례비교법은 사례선정·시점수정·품등비교 및 시산가액 조정이 미흡해 적정가격보다 과다해 부적정에 해당한다고 감정원은 판단했다.

역시 비교방식만 적용한 대한평가법인은 사례선정·시점수정은 적정했지만 품등비교 및 시산가액 조정이 미흡해 적정가격보다 평가액이 많아 부적정한 것으로 감정원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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