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내외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의 해운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증가한 4억5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같은 기간 운임이 5%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운항비용을 9% 줄이고, 적재량은 7% 늘려 같은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연료비가 전년 동기대비 1억3800만달러 감소해 에코십의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에코십이란 디자인과 각종 기술을 통해 연비효율을 높인 선박을 뜻한다. 최근 선박의 크기를 1만8000TEU(1TEU는 컨테이너 1개)급 이상의 초대형 규모로 건조해 운항 횟수를 줄여 연비를 줄이는 것도 에코십 개념으로 통한다.
이 같은 초대형 에코십의 발주는 글로벌 주요 대형 선사들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11년 1만8000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 20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해, 올해까지 6척을 인도받았으며, 중국의 CSCL도 비슷한 규모의 컨테이너선 5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국내 해운선사들도 에코십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1분기 6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총 연료비가 전년 1분기 대비 21.4%를 낮춰, 영업손실 규모도 같은 기간 대비 37.2% 축소됐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 2012년부터 1만3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꾸준히 도입하고 있고, 연료효율 개선을 위한 노력도 계속해서 진행한 덕분에 그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역시 지난 2009년부터 1만3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도입하고 있으며, 올해 초 인도한 2대를 포함해 올 한해에만 5척을 인도할 예정이다. 이 역시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된 에코십이다.
그럼에도 1만8000TEU급 초대형 에코십을 잇따라 발주하고 있는 머스크나 주요 글로벌 선사와 비교하면 우리 해운선사들의 에코십 발주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장기간 지속된 유동성 악화로 인해 초대형 에코십은 고사하고 신규 선박 발주도 요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에코십으로 전체 해운업계 상황은 좋아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국내 해운선사들은 글로벌 해운시장 양극화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선사들도 실적 회복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글로벌 초대형 선사들의 투자속도를 쫒아가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다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초대형 해운선사들에게 시장점유율을 모두 내주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