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달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넉 달 만에 하락했다. 환율 하락과 경쟁 심화, 세월호 여파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및 소비자들의 경제심리를 포괄한 민간부문 경제심리도 넉 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해 11월 78에서 12월 76으로 하락해 1월까지 제자리에 머물렀다. 2월 78, 3월 81, 4월 82로 소폭 상승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하락한 것이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치 100 이상이면 경기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업체가 부정적으로 답한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제조업 업황BSI는 2010년 7월(100) 이후로 한 번도 기준치를 넘어선 적이 없었다. 소폭이지만 오름세도 꺾여서 기업의 체감경기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6월 업황 전망치는 81로 전월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이달 BSI가 내려간 데 대해 "제조업 업황BSI는 화학, 철강, 기계 부문 등에서 주로 하락했는데 환율 하락과 중국 경제 둔화 등 수출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라며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수입물량도 증가하면서 경쟁이 격화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성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BSI 모두 전월보다 각각 3포인트와 4포인트 하락했다. 수치는 각각 83과 75였다. 전월보다 4포인트 하락한 77이었고, 내수기업은 81로 1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을(21.5%)을 가장 큰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뒤이어 환율(16.4%), 불확실한 경제상황(13.5%), 경쟁심화(12.9%), 수출부진(8.7%) 순으로 조사됐다.
이달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69로 전월과 견줘 2포인트 떨어졌다. 6월 업황 전망BSI도 72로 2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애로사항도 내수부진(24.1%)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경쟁심화(14.6%), 불확실한 경제상황(13.7%), 자금부족(9.6%) 등으로 조사됐다.
박 팀장은 "비제조업의 경우 예술스포츠여가업, 숙박업, 도소매업 등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소비위축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인 추세를 악화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박 팀장은 "2012년 이후 BSI는 완만한 개선세를 보여왔다"면서 "이달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수치가 올라가는 추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5월 민간부문의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 심리를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는 97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월(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 경제심리가 내려가고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8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하고 산출한 ESI 순환변동치는 96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이 수치는 장기평균 100을 밑돌면 민간부문의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못한 수준으로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