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선 엘시시 92% 득표 대승

2014-05-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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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44.4%로 다소 저조, 정치적 부담될 듯

사진: 신화사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26∼28일(현지시간) 실시된 이집트 대선에서 군부 실세 압델 파타 엘시시(60) 전 국방장관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개표를 관리하는 이집트 당국은 29일 “50% 이상 투표소에서 집계된 잠정 개표 결과 엘시시 후보가 유효 투표자의 92.2%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압델 파타 엘시시 후보의 유일한 경쟁 후보인 좌파 정치인 함딘 사바히(60)의 득표율은 3.8%, 무효표는 4.2%로 집계됐다. 이번 대선 유권자는 모두 5400만 명 정도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엘시시 후보 지지자들은 수도 카이로에 있는 타흐리르 광장 등으로 나와 이집트 국기를 흔들고 불꽃놀이를 하며 기뻐했다.

이번 대선 최종 개표 결과는 다음 달 5일 발표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된 후 처음으로 실시된 대선이다. 엘시시 후보는 이슬람주의자인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에 앞장선 인물로 대중의 인기가 매우 높아 일찌감치 당선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저조한 투표율은 앞으로 엘시시 후보에게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은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과 엘시시 후보 집권’ 정당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44.4%로 엘시시 후보가 기대한 80%보다 매우 낮았다. 이에 앞서 무르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지난 2012년 대선 결선 투표율은 52% 정도였다.

이번 대선에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과 최대 시민단체들 중 하나인 '4월 6일 청년운동'은 투표 거부 운동을 하기도 했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애초 ‘26∼27일’로 예정됐던 대선일을 28일까지로 연장했고 유권자 휴대전화로 “투표에 불참하면 500 이집트파운드(약 7만원)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는 문자를 보냈다. 과도정부는 27일을 갑작스럽게 공휴일로 지정했다.

또한 투표소 주변에선 “엘시시”라고 외치거나 “엘시시는 새 대통령”이라는 구호가 나와도 선관위가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선거의 공정성 시비가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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